법원에서 제작·판매를 금지한 방탄소년단(BTS) 관련 잡지가 아마존 등에서 계속 팔리더라도 제작업체가 유통한 게 아니라면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06단독 유정훈 판사는 A사가 BTS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제기한 집행문 부여에 대한 이의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받아들였다.
A사는 BTS 관련 잡지나 DVD, 상품 등을 제작·판매하다가 2018년 8월 빅히트엔터테인먼트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A사는 관련 제품들의 제작·판매 등을 금지하라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요청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법원의 화해 권고 결정을 받아들였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이후 A사가 화해 권고 결정에서 정한 의무를 위반했다며 위반한 기간을 따져 하루 3천만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간접강제 신청을 내 지난해 5월 법원에서 받아들여졌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A사가 지난해 5월 잡지 등을 6일간 유통했다고 주장하며 강제 집행을 위한 집행문 부여를 법원에 신청했고, 하루 3천만원씩 총 1억8천만원의 범위에서 이를 허가받았다.
하지만 A사는 법원의 간접강제 결정 후 잡지를 제작·판매한 적이 없다며 집행문 부여를 취소해달라고 맞섰다.
법원은 A사가 제작한 잡지가 아마존 등에서 판매 가능한 상태로 게시된 것은 맞으나, A사가 직접 이를 배포하거나 판매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A사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원고가 앞서 빌보드 에디션 잡지 등을 공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잡지에 사용된 사진과 디자인 소유권이 원고에 있다는 확인서를 작성해주기도 했으나 그것만으로는 원고가 간접강제 결정 후 이를 제작·판매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간접강제 결정은 원고에게 잡지의 인쇄, 제작, 복제, 판매, 수출, 배포 등 일정한 행위를 금지할 뿐"이라며 "원고가 제3자에게 해당 기간에 잡지를 공급했다는 점이 입증되지 않는 한, 제3자가 잡지를 판매한 것을 갖고 원고가 간접강제 결정에서 정한 부작위 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