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콜로라도주 집회에서 유세 도중 한국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것을 비난했다.
“올해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얼마나 형편없었나. 다들 봤는지”라고 이야기를 시작한 그는 아카데미 시상식 사회자를 흉내를 내며 “올해의 수상자는 한국에서 온 영화…도대체 이게 다 무슨 일”이라며 조롱에 가까운 연설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한국과 이미 무역 문제가 충분히 많은데 오스카는 그들에게 작품상을 줬다. 그렇게 좋은 영화냐. 나는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그는 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9)’ 같은 영화를 기대했다“며 ”그런데 수상작은 한국에서 온 영화였다“며 한국 영화에 대한 반감을 숨기지 않았다.
트럼프의 발언 직후, 트위터 상에는 그의 비영어권 영화에 대한 반감이 나타났다고 보는 누리꾼들이 많았다.
한 누리꾼은 “그는 자막을 읽어야 해 짜증 난 것 뿐이다”라고 비판했다.
기생충의 북미 배급사 네온 (NEON)도 공식 트위에 트럼프의 발언을 언급하며 “이해할 수 있다. 그는 읽지를 못하니” 라고 말했다.
캐나다의 공영방송 CBC 뉴스의 미국 특파원도 그의 트위터에 “그는 영화를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연히 보지 않았을 것. 그럼에도 그는 자신이 모르는 것에 대해 얼마나 당당한지 보여 주려 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의 발언보다 그의 생각에 지지를 보내는 사람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트럼프의 발언 비디오에 “솔직히 말해서 트럼프가 무슨 말을 하든 정말 관심이 없다. 그에 대한 기대 자체가 없다. 하지만, 그의 뒤에서 동의하는 군중과 연설 비디오를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좋아요를 누르는 사람들은 어떤가? 그렇다, 그들이 날 화나게 한다”고 댓글을 달았다.
‘기생충’은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국제 장편 영화상을 받았다.
(코리아헤럴드 송승현 기자) (ss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