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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는 게 낫다"는 두테르테 대통령 말에 흉악범 1천여명 자수

By Yonhap

Published : Sept. 20, 2019 -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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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롱맨'(철권통치자)으로 불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모범수 감형법으로 석방된 흉악범이 기한 안에 자수하지 않으면 죽이는 게 낫다고 엄포를 놓자 1천명이 넘는 조기 석방자가 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에서 모범수를 최장 19년까지 감형할 수 있는 법이 2013년 시행된 후 지난달 중순까지 강간살인이나 마약 밀매 등 중범죄를 저지른 1천914명도 조기 석방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AP=연합뉴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AP=연합뉴스)

법무부가 흉악범은 모범수 감형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유권해석을 내린 가운데 교정국 직원들의 뇌물수수 의혹이 제기되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4일 조기 석방된 흉악범들에게 오는 19일까지 자수하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그렇지 않으면 도피자로 간주해 산 채로 또는 죽은 채로 체포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현상금으로 1인당 100만 페소(약 2천300만원)를 걸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자수자가 지난 17일 오전 8시 20분까지 692명으로 집계되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같은 날 밤 "죽은 채로 체포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일 수 있겠다"고 위협의 수위를 한층 높였다. 경찰도 특공대를 투입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자 18일 오후 2시 27분까지 자수자가 1천25명으로 급증했다. 1997년 필리핀 세부주(州)에서 발생한 치옹씨 자매 납치, 강간, 살인죄로 복역하다가 모범수 감형법으로 조기 석방됐던 2명도 18일 밤 전격 자수했다.

자수자 가운데는 무죄 판결을 받거나 흉악범이 아니라서 가석방으로 풀려났는데도 두테르테 대통령의 말에 위협을 느껴 자수한 사람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