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공격한 인도호랑이가 주민 10여명이 휘두른 막대기에 잔인하게 맞아 죽은 일이 발생해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7일 힌두스탄타임스 등 현지 매체와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다 자란 인도호랑이 한 마리가 지난 24일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필리비트 지역에서 주민에게 맞아 숨졌다.
5∼6살 된 이 호랑이는 이날 보호구역 인근에서 한 남성을 공격했다.
개발에 밀려 서식지가 줄어든 탓에 먹잇감 부족에 시달리는 인도호랑이는 최근 자주 민가로 내려오고 있으며 종종 사람도 공격한다. 지난해 인도에서 30명가량이 호랑이에 물려 숨졌다.
당시 근처 논에서 일하던 주민들은 호랑이가 출몰했다는 소식에 수십명이 무리 지어 쫓기 시작했다.
대나무 장대 등으로 무장한 이들은 마침내 호랑이를 둘러싸고 집중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일부는 급조한 창까지 동원했다.
호랑이는 바닥에 드러누운 채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지만, 10여명의 주민은 끝까지 잔인한 공격을 멈추지 않았고 호랑이는 결국 목숨을 잃었다.
호랑이는 다리와 갈비뼈가 부러졌고 폐에는 구멍이 날 정도로 심하게 공격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호랑이의 공격을 받은 한 주민이 사망했고 8명이 다쳤다.
관련 상황은 동영상으로 촬영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도 급속하게 퍼졌다.
이를 본 인도 네티즌 대부분은 주민들의 잔인한 행동을 비난하고 나섰다.
산티 타나샤는 트위터를 통해 "사람들이 서식지를 침범하자 동물은 음식을 찾아 나섰지만 인간에 의해 맞아 죽었다. 인도인은 창피한 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수사에 나서 호랑이 공격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한 40여명을 입건하고 4명을 체포했다.
인도에서는 호랑이를 죽일 경우 3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인도호랑이는 밀렵 등으로 인해 한때 멸종 위기에까지 처했으나 최근 인도 정부의 보호 노력 덕분에 현재 2천500마리까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