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에 당첨돼 한때 19억원이라는 거액을 손에 쥐었던 남성이 8개월 만에 돈을 모두 탕진하고 10여년간 좀도둑 신세로 교도소를 들락날락하던 중 최근 또 범행하다 붙잡혔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상습 절도 등의 혐의로 A(39)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7월 부산 연제구 한 주점에서 "아는 형님이 단체 예약을 할 것인데 선불금을 받아 오라"며 종업원을 속여 밖으로 내보낸 뒤 400만원짜리 귀금속 1점을 훔치는 등 부산·대구 지역 식당 16곳에서 같은 수법으로 3천600만원어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범행 현장 폐쇄회로(CC)TV로 범인 행적을 좇던 중 A씨가 택시를 타고 도주하며 택시기사에게 "예전에 경남 지역에서 살면서 로또 1등에 당첨된 적이 있다"며 자랑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로또 복권 1등 당첨자를 검색, 범인이 실제 당첨자인 A씨인 것으로 특정하고 뒤를 쫓아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13년 전인 2006년 20대 중반 나이에 로또 1등에 당첨되며 무려 19억원을 손에 쥐었다.
당시에도 절도 행각으로 경찰에 수배를 받던 중 우연히 산 로또가 당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금을 제하고도 14억원가량이 남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처음에는 당첨금을 가족들에게 쓰며 새 인생을 사는듯했지만, 얼마 안 가 도박장과 유흥시설을 드나들며 돈을 탕진했다.
경찰은 "유흥업소 직원에게 수백만 원을 뿌리는 등 8개월여 만에 가진 돈을 모두 다 날린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A씨는 로또 당첨 1년 만에 좀도둑으로 전락해 대구 금은방에서 범행하다가 적발돼 1년간 복역했고, 출소하자마자 금은방 18곳에서 또 범행해 2008년 검거됐다.
당시 A씨 범행은 로또 1등 당첨 전력 때문에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A씨는 2014년에도 영남지역 휴대전화 할인매장, 식당, 의류매장 등지에서 135차례 걸쳐 1억 3천만원을 훔치다가 적발됐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로또 당첨이 인생을 올바르게 사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었는데 순식간에 돈을 탕진하고 다시 좀도둑으로 돌아간 A씨의 행동이 안타깝다"면서 "이번에 처벌받고 나오면 부디 새사람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