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프리미엄 커피 전문점 블루보틀이 한국에 상륙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예상외의 인더스트리얼(Industrial) 인테리어에 일부 소비자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워 '커피계의 애플'로 통하는 미국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은 일본에 이어 한국을 두 번째 해외 진출지로 선택하고 지난 3일 서울 성수동에서 1호점 영업을 시작했다.
'커피 공화국'이라고 불리는 대한민국답게 블루보틀의 국내 영업 개시 소식이 전해지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기대에 찬 목소리가 들끓었다. 그러나 카페 인테리어가 공개되자마자 '예상외'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미국이나 일본에 있는 기존의 블루보틀 매장은 흰색 계열의 밝고 모던한 바탕에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마감 처리를 한 곳이 대부분이다. 국내 매장도 블루보틀 특유의 심플한 인테리어를 갖춘 곳이 될 것으로 상상했다가 낡고 정돈되지 않은 공사장 느낌의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로 내부를 꾸미자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
국내에선 최근 노출 콘크리트를 그대로 드러낸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를 한 요식업 매장이 위생과 손님 편의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자주 제기됐다. 거부감이 누적된 국내 소비자들이 '오래 기다렸던 블루보틀마저 공장형 인테리어로 지어져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트위터에선 "공사장 컨셉? 굉장히 흙먼지 많이 마시게 될 것 같은 인테리어다"(m2t***), "미국처럼 하얗고 깔끔한 인테리어나 일본처럼 현지 전통문화를 재해석한 인테리어를 기대했는데… 공사장 컨셉 이제 그만"(we1***) 등 부정적인 목소리가 쏟아졌다.
네이버 블로그 운영자 ihk***는 "일본 건축을 반영하여 (한국 1호점 매장) 1층은 되도록 가구가 없이 뜬금없는 벽돌 조형물만 배치되고 지하 1층에만 좌석과 테이블을 놓았다고 하는데 한국에 1호점을 오픈하면서 일본 건축 스타일을 반영한 매장을 선보여야 했는지 (모르겠다)"라며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러한 반응에 대해 블루보틀 코리아는 "한국으로 현지화되는 과정에서 선택된 디자인"이라는 입장이다.
블루보틀 코리아 관계자는 5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국내 카페에서 유행하는 인더스트리얼 콘셉트를 따라 매장을 만든 것은 아니다"면서 "지역 커뮤니티와 연결성을 추구하는 블루보틀의 철학에 따라 매장이 들어선 건물의 기존 골격을 최대한 해치지 않고 살리는 '웜 미니멀리즘'을 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먼지가 날리는 등 위생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엔 "마감 처리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인테리어 전문업체 '지붕과공간칸디자인'의 김준기 대표는 블루보틀 한국 1호점의 인테리어에 대해 "과거 공장 지대였던 성수동은 인더스트리얼 정서가 가장 많이 묻어나는 동네"라며 "또 인더스트리얼은 40평대 이상 대형 카페에 잘 어울리는 인테리어"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블루보틀이 주로 사용해 온 미니멀리즘과 인더스트리얼 콘셉트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며 "'미니멀'은 최대한 치장하지 않으면서 단순한 느낌을 주는 디자인이지만 인더스트리얼은 시간이 가면서 투박하고 빈티지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