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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명높은 이탈리아 마피아 수괴 딸, 파리서 식당개업 '논란'

마피아 본산 '코를레오네'로 식당 명명…"살육자 후손이 마을이름 이용" 분노

By Yonhap

Published : Jan. 10, 2019 -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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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잔혹성으로 악명을 떨친 이탈리아의 마피아 수괴의 딸이 프랑스 파리에서 식당을 개업한 것으로 알려져 이탈리아인의 분노를 사고 있다.

9일(현지시간) 일간 일메사제로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2017년 11월 수감 도중 사망한 살바토레 리이나의 막내딸 루치아 리이나(39)가 파리 중심가 개선문 인근에 식당을 열었다.


(연합뉴스-일메사제로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일메사제로 홈페이지 캡처)

그는 이탈리아 음식을 파는 이 식당에 일명 '토토'로 불리는 아버지의 고향인 시칠리아 팔레르모 인근의 마을 '코를레오네'라는 이름을 붙였다.

코를레오네는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이 연출한 영화 '대부' 시리즈에 등장하는 마피아 일가의 성(姓)이기도 하다.

이 식당은 페이스북에 "아늑하고, 품격있는 장소에서 정통 시칠리아식 이탈리아 요리를 맛보세요"라는 문구로 호객을 하고 있다.

1980∼1990년대에 이탈리아를 살육과 공포로 몰아넣은 최악의 마피아 두목의 딸이 파리 한복판에 식당을 차렸고, 마피아의 본거지를 식당의 상호로 삼았다는 소식에 이탈리아에서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니콜라 니콜로시 코를레오네 시장은 "이번 일은 도저히 묵인할 수 없다"며 "우리 마을의 이미지에 먹칠하고, 수십 명의 코를레오네 주민, 시칠리아 시민들을 살육한 가족의 구성원이 돈을 벌기 위해 이 마을의 이름을 뻔뻔하게 이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루치아 리이나는 식당 개업을 둘러싼 현지 언론의 인터뷰 요청에 "사생활을 존중해달라"며 응하지 않았다.

리이나 일가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잔혹성으로 '야수'라는 별명이 붙은 리이나가 1993년 체포돼 수감된 이후 당국으로부터 재산을 몰수당해 재정적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식당 개업에 필요한 자금이 어디서 나왔는지에도 의문이 일고 있다.

그의 사위는 한때 먹고 살 수조차 없다며 온라인에 계정을 만들어 모금을 해 빈축을 산 전력을 갖고 있다.

리이나의 딸이 건물값과 임대료가 비싸기로 유명한 파리에 식당을 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칠리아 국세청은 리이나 일가에게 국가가 24년 동안 그를 수감하는 데 소요된 비용 200만 유로(약 26억원)를 내라는 청구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리이나 일가의 변호인은 "법적으로 재소자의 수감에 들어간 비용을 가족에게 청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당국이 착오를 일으킨 것 같다"고 말했다.

리이나 일가가 돈벌이를 위해 시칠리아와 마피아 수괴의 이름을 앞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토토'가 사망한 뒤 채 1개월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그의 또 다른 딸인 콘체타 리이나는 '엉클 토토'라고 명명된 온라인 에스프레소 매장을 설립해 커피 관련 제품을 주문받아서 눈총을 받았다. 이 매장은 그 존재가 언론에 보도되자 바로 자취를 감췄다.

한편, '토토'는 마피아 경쟁 분파 조직원, 변절한 부하의 어린 아들, 경찰, 기자, 검사에 이르기까지 자신에게 방해가 된다고 여겨지는 수백 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배후로 악명이 높다.

시칠리아 마피아 '코사 노스트라'를 소탕하기 위해 분투하다 1992년 잇따라 폭사한 조반니 팔코네, 파올로 보르셀리노 검사 역시 그의 명령으로 희생됐다.

그는 23년의 경찰 추적을 따돌리다가 1993년 체포돼 26회의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도중 87세를 일기로 암으로 사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