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오르는 게 제일 마음이 아프죠. 요새 잠도 잘 못 잡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5일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를 잇따라 예방하고 서울지역 집값 상승 등 현안에 대해 대화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장관은 손 대표가 "집값 올라간다고 난리죠. (대책이 나왔으니) 집값 이제 안정돼요?"라고 웃으며 질문하자 "더 노력해야죠"라면서 "한시도 잊지 않고 있고, 요새 잠도 잘 못 잔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특히 서민·청년의 경우는 (주택이) 희망과 직결되니까, 다른 어떤 정책보다 주택정책이 아픈 송곳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가 기자들에게 "우리 장관 잘 해요?"라고 묻자, 김 장관은 웃으면서 "못한다고 지금 난리 났어요"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2011년 민주당 대표 시절 김 장관을 수석사무부총장으로 발탁했고, 총선 때 김 장관 지역구인 경기도 일산에 여러 차례 지원 유세를 간 일화 등을 소개하며 "유능한 분", "여성 정치인으로 워낙 탁월했다", "국토장관 임명하는 것을 보고 문재인 대통령이 정말 잘 했다 싶었다"며 덕담하기도 했다.
이에 김 장관도 "(민주당 계실 때) 제가 끝까지 잘 모셨어야 하는데…"라며 "제가 힘들 때 저를 픽업하고 일을 맡겨주셔서 재기에 힘을 주신 분이다. 대표님이 오셔서 저는 굉장히 좋다"고 말했다.
김 장관이 정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도 집값 이야기가 나왔다.
정 대표는 "이명박정부에서 강남 세곡지구를 해서 새 아파트를 기존 아파트보다 싸게 공급하니 집값이 안정됐다. 그런데 분양가가 공개 안 되면 집값에 기름 붓는 격이다"라며 "밑 빠진 독에 물을 부어봐야 결국 강남 집값은 못 잡는다"며 정부와 여당의 공급 확대 방침을 비판했다.
정 대표는 이어 "김 장관이 와서 집값을 잡았다고 해야 명장관으로 기록이 되지, 집값 못 잡았다고 하면…"이라며 "분양가 공개는 법제사법위에서 자유한국당이 발목 잡고 있는데 정 안되면 시행령으로 해 달라"고 당부했고, 김 장관은 이에 "작년에 시행령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잘 알겠다"고 답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도 이날 국회에서 정 대표와 손 대표를 차례로 예방하고 검경 수사권 조정 등 현안에 대한 야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박 장관은 정 대표를 만나 수사권 조정과 관련, "검찰과 경찰 둘 다 불만이 있지만, 어느 경우에도 만족할 순 없다"면서 "내부적 불만이 외부적 장애물로 등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사권 조정은 과거부터 문제가 돼온 것으로, 권력기관 개편 차원에서 달성해야 할 목표"라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또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에 대해서도 "행정권 남용을 보면 공수처가 필요하다는 게 증명된다"고 했다.
정 대표는 이에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의 연설을 들으니 쉽지 않겠다"고 전망하면서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문제는 올 연말을 넘기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올해 안으로 해야 하는데 장관께서 많이 뛰고, 평화당에서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또 일부 언론이 보도한 지역기관장 모임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고, 박 장관은 "최소한 검찰에서는 그런 모임에 유의하라고 지시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박 장관은 손 대표를 예방해서도 "공수처와 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은 바른미래당이 도와주지 않으면 힘들다"며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손 대표는 "드루킹 사건 때 김경수 경남지사 영장 기각 등을 보면 지금 같은 상황에서 공수처를 만든다고 과연 독립적으로 움직일까 싶다. 독립성을 보장하는 장치가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며 "공수처 이전에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