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더운 날씨에 통풍도 안 되는 청바지를 입고 수십 개의 계단을 오르다 보면 숨이 턱턱 막힙니다. 여름용으로 시원한 하의 유니폼을 제공하거나 하의는 무조건 청바지를 입으라는 복장 규정을 없애야 합니다."
맥도날드에서 수년째 배달 일을 한다는 한 라이더는 6일 오전 서울 종로의 한국 맥도날드 본사 앞에서 헬멧을 쓰고 선글라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마이크를 잡았다.
이 라이더는 "맥도날드가 라이더에게 반소매인 여름용 상의 유니폼은 지급하지만, 하의는 무조건 청바지를 입도록 한다"며 "팔과 무릎 보호대까지 의무착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너무 가혹한 지침"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신상이 회사에 알려질까 두려워하면서도 맥도날드 라이더의 가혹한 업무환경을 알리기 위해 지난달 말부터 1인 시위를 하는 다른 라이더 박정훈씨 등이 개최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날 회견도 박씨가 주최했다. 맥도날드에서 배달을 한 번 할 때마다 라이더는 기타수당으로 400원을 받는데, 비나 눈이 올 때 주는 추가 수당 100원을 폭염이 있는 날에도 받아야 한다는 게 박씨의 주장이다.
박씨는 "폭우나 폭설이 오면 맥도날드는 배달구역을 제한하고 있다"며 "하루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폭염특보가 발효됐을 때에도 배달구역을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더위에 얼굴을 전체를 가리는 헬멧을 쓰게 할 게 아니라 반만 가리는 헬멧을 지급하고 선캡을 부착해달라고 요구했다. 모든 매장에 아이스 스카프와 얼음 조끼 등 여름용품 지급도 촉구했다.
박씨는 맥도날드의 폭염 시 배달지침이 나올 때까지 1인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롯데리아·버거킹·도미노피자·피자헛 등의 배달업무 종사자들과 뜻을 모아 '라이더 유니온'도 만들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