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남성들이 쓰는 모자를 썼다는 이유로 프랑스의 여덟 살 소년이 10대 두 명으로부터 린치를 당하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나서 "나라 모두가 비열한 폭력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31일(현지시간) 프랑스 언론들에 따르면 30일 파리 북부 교외도시 사르셀에서 한 유대인 소년이 2명의 10대에게 구타당했다.
가해 청소년들은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이 소년을 길에서 쓰러뜨린 뒤 주먹으로 마구 때렸다.
경찰은 소년이 유대교 남성 신자들이 쓰는 모자인 '키파'를 쓰고 있다가 가해자들의 눈에 띄어 유대인 혐오범죄의 피해자가 된 것으로 보고 범인들을 상대로 정확한 동기를 조사 중이다.
파리 근교의 사르셀은 유대인과 유대교 신자들이 대거 거주하고 있어 '작은 예루살렘'이라는 별칭이 붙은 곳이기도 하다.
마크롱 대통령은 즉각 비열한 폭력이라고 규탄했다.
마크롱은 트위터에서 "사르셀에서 오늘 여덟 살 소년이 키파를 쓰고 있었다는 이유로 공격을 당했다. 나이나 외모, 종교 등을 이유로 시민을 공격하는 것은 국가 전체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프랑스의 유대인 사회와 함께 나라 모두가 이 비열한 폭력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프랑스에서는 유대인 혐오범죄가 종종 발생하고 있어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파리의 유대인 식료품점 테러 3주년인 지난 9일에는 파리 남쪽 외곽의 위성도시 크레테유 중심가의 한 식료품점이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전소했다.
유대교 방식으로 처리된 식품들을 뜻하는 '코셔' 상점인 이 상점에서는 일주일 전 나치의 표식인 스와스티카(구부러진 십자가) 낙서가 발견됐었다. 경찰은 유대인 혐오 세력이 고의로 상점에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프랑스는 2차대전 때 독일 나치에 점령된 뒤 괴뢰정권인 비시정부가 유대인 색출과 아우슈비츠 등 강제수용소로 추방에 협력한 역사가 있다.
따라서 유대인 혐오 발언이나 폭력과 관련해 프랑스는 특히 엄중한 법적·사회적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