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을 강타한 제27호 태풍 '덴빈'으로 발생한 홍수에 휩쓸려 실종된 20대 여성이 나흘간 바다에 표류하다가 크리스마스인 25일 구조됐다고 일간 필리핀스타와 dpa 통신이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의 삼보앙가 델 노르테 주에 사는 디아나 살림(25)은 지난 22일 밤 자신의 집에 있다가 홍수가 덮치면서 실종됐다.
살림은 25일 오전 3시께(현지시간) 고향 마을에서 900㎞가량 북쪽으로 떨어진 안티케 주 해상에서 지나가던 외국 화물선에 의해 발견됐다. 살림은 대나무 등 목재로 만든 자신의 집 잔해에 매달려 표류하고 있었다.
신고를 받은 해안경비대에 의해 안티케 주의 한 병원으로 옮겨진 살림은 탈수 증세를 보이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살림은 현지 라디오방송에 "먹을 것이 아무것도 없었고 빗물만 마실 수 있었다"고 표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살림의 부모와 형제도 같이 실종됐지만,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다.
살림의 고향인 시부코 마을의 노르비데이리 에딩 읍장은 "살림이 구조된 것은 다른 생존자가 있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했다"고 말했다.
필리핀에서는 이번 태풍으로 인한 사망자가 240명으로 늘어났으며 실종자 107명에 대한 수색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