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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끓는 마그마 솟구치기 직전…한인 여럿 비행기 못타

By Yonhap

Published : Nov. 27, 2017 -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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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발리 섬의 최고봉인 아궁 화산이 본격적인 분화를 시작한 가운데 분화구 내에서 용암이 차오르면서 조만간 "산비탈로 용암이 흘러 내릴 것"으로 전해졌다.

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 대변인은 27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실제 아궁 화산에선 25일 밤부터 차오른 용암으로 인해 정상 분화구 부분에서 붉은 빛이 관측돼 왔다.

현지 화산 전문가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빛이 강해져, 지금은 낮에도 분화구에서 솟아오르는 연기구름이 붉게 물드는 현상이 보인다고 말했다.

수토포 대변인은 "26일부터 폭발성 분화가 이어져 반경 12㎞까지 폭음이 들리고 있다"면서 "당국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대책을 수립 중"이라고 강조했다.

높이 3천142m의 대형 화산인 아궁 화산은 1963년 대규모 분화를 일으켰다. 당시 산기슭 마을 주민 1천100여명이 목숨을 잃고 수백 명이 다치는 참사가 빚어졌다.

그러고 나서 50여년 동안 잠잠했던 아궁 화산은 지난 9월부터 활동을 다시 시작해, 25일 오후부터 26일 사이 네 차례나 잇따라 화산재를 뿜어올렸다.

화산 전문가들은 아궁 화산이 본격적인 분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은 이날 오전 6시(현지시간)를 기점으로 아궁 화산의 경보 단계를 4단계 중 가장 높은 단계인 '위험'으로 높이고, 분화구 반경 6.0∼7.5㎞였던 대피 구역을 8∼10㎞로 확대했다. 해당 지역 마을 22곳에는 주민 9만∼10만명이 사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 대피를 완료한 주민의 수는 4만명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돼 현지 당국의 조치가 시급한 상황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발리 응우라라이 국제공항의 운영도 27일 오전 7시부터 24시간 동안 중단하기로 했다.

응우라라이 공항의 아이르 아사눌로힘 대변인은 "최소 445편의 이착륙 항공편이 취소돼 5만9천 명의 승객이 발이 묶였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한국인 관광객도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당국과 현지 관광업계 등에 따르면 이 시기 발리를 찾는 한국인 관광객은 월평균 1만6천 명 내외로, 하루 약 500여명이 한국행 항공편을 이용한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27일 새벽까지 공항이 정상 운영됐기 때문에 당장 문제를 겪은 사람은 없지만 27일 밤과 28일 새벽 항공편이 공항 폐쇄로 결항된 만큼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지 대사관 측은 발리 한인회와 협력해 여행사 등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배낭여행객 등에게 상담 및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발리의 중심 도시인 덴파사르와 주요 관광지인 쿠타 등지에선 현재 화산 분화의 영향을 거의 느낄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덴파사르에 사는 교민 김모(53)씨는 "해안 쪽으로 나가면 멀리 연기기둥이 보이지만 전혀 실감을 못하고 있다. 오늘 공항이 폐쇄돼 출발하려던 사람들이 항공권을 환불 받으려고 항공사마다 줄을 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한국 교민들은 이번 화산 분화로 발리 지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가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추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교민 A씨는 "발리의 한국 교민은 대략 1천명으로 주로 여행업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데 화산 분화 우려 때문에 내년 2∼4월분 예약까지 취소되는 사례가 나오는 등 상황이 굉장히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김종균(40) 발리여행사협회 회장은 "이번 주는 물론 다음 주까지 발리 여행을 취소하는 손님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일단 내일까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이번 사태의 파장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