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패션쇼에 참가한 러시아 출신 14세 모델이 과로에 시달리다 사망한 의혹이 제기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0일 보도했다.
러시아 영자지 '시베리아 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 모델 블라다 쥬바는 최근 열린 중국 상하이 패션위크 기간에 13시간에 걸쳐 패션쇼 무대에 오르다 과로로 인한 합병증으로 수일 후 사망했다.
쥬바는 지난 18일까지 상하이 패션위크에서 일하다가 다른 지역으로 옮겨 사진 촬영 작업을 했으나, 24일부터 구토와 두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혼수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가 27일 사망했다.
쥬바의 모친은 "딸이 전화 통화에서 '엄마, 너무 힘들어. 잠자고 싶어 죽겠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쥬바는 중국의 모델 에이전시인 'ESEE'를 통해 두 달간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ESEE는 중국에서 가장 큰 모델 에이전시 중 하나로, 38명의 남자 외국인 모델과 71명의 여자 외국인 모델을 거느리고 있다.
ESEE 측은 쥬바가 사실상 '노예계약'을 맺었다는 시베리아 타임스의 보도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ESEE 대표는 SCMP에 "쥬바는 패혈증으로 사망했으며, 과로와는 상관이 없다"며 "쥬바는 다른 모델처럼 하루에 4∼8시간 일했으며, 상하이 패션위크 기간에도 각각 1∼2시간씩 지속한 두 번의 이벤트에 참가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쥬바의 모델 계약에 건강보험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업계의 관행이라고 해명했다.
시베리아 타임스는 "러시아 외교관들이 쥬바의 죽음과 관련해 조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러시아 법에 따르면 미성년자는 일주일에 3시간 이상 일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