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유학 중인 인도네시아인 제시카 세티아 씨(21)는 부산 서면의 한 클럽에서 친구 5명과 함께 입장 순서를 기다리다 신분증을 확인하려는 종업원과 실랑이가 붙었다.
세티아 씨는 “지갑에서 억지로 신분증을 꺼내 확인하려 했다”며 “한국인 신분증을 가지고 있던 친구들은 쉽게 들여 보내주면서 나와 내 인도네시아 친구는 쉽게 입장시켜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세티아 씨에 따르면 그녀는 종업원이 자신의 인도네시아인 친구의 신분증을 떨어뜨리고 친구가 이를 주우며 종업원과 실랑이를 벌이는 것을 보고는 화가 나 그 종업원을 밀쳤다. 몸싸움 끝에 세티아 씨는 입 주위를 맞고 병원에 실려가 턱 부위를 8바늘 꿰맸다.
해당 클럽은 성명을 통해 “저희는 신분증 사진과 실제 얼굴이 일치하지 않아 추가적인 사항을 요구”했으며 "그 과정에서 한 외국인 여성이 욕설을 퍼부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먹으로 수십차례의 무차별적 얼굴 폭행이 계속되는 과정에 방어 하는 행동으로 인하여 그녀의 입술에 상처가 난 것"이라며 “저희 클럽은 성차별, 인종차별적 행동은 단 1%도 하지 않았으며 저희 직원 또한 자숙 중이다”라고 밝혔다.
부산 서면경찰서에 따르면 남 종업원 역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남자는 얼굴 좌측을 맞아서 부었다”며 4일쯤 관련자들을 다시 불러 조사할 것이라 밝혔다.
이 사건은 피해 여성의 남아공 출신 친구인 조슈아 어윈 씨(26)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티아 씨가 피를 흘리는 사진과 사고 경위를 올리면서 알려졌다. 4일 오후 6시 현재 1,100명 이상이 이 게시글에 “좋아요”를 눌렀고 740명 이상이 공유했다.
함께 클럽에 입장하려던 세티아 씨의 인도네시아인 친구 가브리엘 씨는 코리아헤럴드에 “한국인들이 인도네시아인들을 깔보는 것에 익숙하다”며 “아마도 그 종업원이 외국인들을 싫어했던 것 같고 특히나 우리가 백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더 그랬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어윈 씨 역시 “사건이 이렇게 급하게 전개된 것은 남자가 여성보다 우월하다는 낡고 여성혐오적인 믿음 때문”이라며 “한국사회만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그는 “한국여성이나 백인여성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이렇게까지 되지 않았을 것”이라 덧붙였다.
이 사건을 접한 미국인 아만다 씨(28)는 외국인들이 한국 경찰에 갖는 전반적인 불신을 지적했다.
그는 “한국 사회는 전반적으로 안전한 분위기”지만 “외국인 관련 폭행 사건이 일어났을 때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사건을 빨리 종결해버리려는 인상을 받았다“며 “그래서 이런 사건도 일어났을 것”이라 말했다.
코리아헤럴드=옥현주 기자 (laeticia.ock@heraldcorp.com">laeticia.oc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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