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태평양사령부는 26일(현지시간) 북한이 쏘아 올린 3발의 발사체 가운데 1발은 즉각 폭발하고 나머지 2발도 정상 비행에 실패했다는 초기 분석을 일부 수정했다.
태평양사령부는 수정해 다시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 발사체의 성격을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three short-range ballistic missile launches)이라고 규정하고, 1발은 즉각 폭발했다는 부분은 그대로 유지했다.
그러나 태평양사령부는 나머지 2발은 정상 비행에 실패한 게 아니라 약 250km를 비행해 동해 상에 낙하했다고 정정했다.
이는 한국군과의 합동 분석을 거쳐 초기 분석을 일부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언론들은 보도했다.
앞서 우리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한국시각으로 26일 오전 6시 49분께 강원도 깃대령 일대에서 동북 방향의 김책 남단 연안 동해 상으로 수 발의 발사체를 발사했으며, 비행 거리는 250여km라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발사체 자체에 대한 한미 양국의 분석은 여전히 엇갈린다.
태평양사령부는 이를 탄도미사일로 규정했지만, 청와대는 이를 '개량된 300mm 방사포(대구경 다연장포·Multiple Rocket Launcher)'로 추정했다.
태평양사령부는 동맹국과 협조를 통해 더욱 자세한 분석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의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보고받았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그러나 백악관과 국무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아직 공식 반응을 내지 않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북한의 단거리미사일 발사 소식과 미 정부 당국의 움직임을 서울과 일본 도쿄발로 신속하고 자세하게 보도하고 있다.
미 언론들은 북한의 단거리미사일 발사 배경을 한미 연합 훈련에 대한 반발 차원으로 해석했다.
지난달 2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 이후 처음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지난 21일부터 진행 중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과 견제의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는 게 미 현지 언론들의 관측이다.
다만 북한이 중거리나 대륙 간 탄도미사일 대신 단거리미사일을 발사하는 '저강도 도발'로 한국과 미국 등에 혼란을 꾀하는 전략을 택했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CNN은 북한 단거리미사일 발사 소식과 태평양사령부의 분석을 전하면서 "북한의 발사체는 한미 연례 UFG 연습의 와중에 발사됐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발사는 북한이 항상 강력히 항의해온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현재 진행되는 데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발사는 지난달 두 차례 ICBM 시험발사 이후 첫 번째 탄도미사일 시험"이라며 "북한은 시험발사를 재개함으로써 대화의 길을 열도록 무기 시험을 비롯한 도발을 중단하라는 미국과 한국의 반복된 강력한 요구를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NYT는 이번 발사체가 단거리 탄도미사일이긴 하지만 여전히 한국 내 미군 기지를 타격하는 데는 충분한 사거리를 지녔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