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복근무 중 피살된 미국 경찰관의 아내가 남편이 세상을 떠난 지 2년7개월 만에 숨진 남편의 정자로 딸을 출산해 화제라고 워싱턴포스트(WP)와 CNN방송 등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4년 12월 뉴욕 브루클린에서 잠복근무 중 총격을 받고 숨진 류원젠 경관의 아내인 페이샤천은 지난 25일 뉴욕 장로교 병원에서 딸 앤젤리나를 출산했다.
앤젤리나는 숨진 류 경관의 친딸. 남편의 사망 직후 정자 보존을 신청한 아내가 시험관 시술을 통해 낳은 것이다.
출산일에는 세상을 떠난 류 경관 대신 류 경관의 부모가 분만실 앞을 지켰다.
32세의 젊은 나이로 숨진 류 경관은 당시 결혼한 지 몇달 안된 새신랑으로, 아이를 여럿 낳아 가정을 이루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그러나 우범지대로 손꼽히는 브루클린 베드퍼드스타이베선트에 파견된 류 경관과 동료 경찰관이 순찰차에 접근한 한 흑인 남성이 쏜 총에 맞아 숨지면서 그의 소박한 꿈은 깨져버렸다.
류 경관 등에게 총격을 가한 범인은 폭력배 출신인 이스마일 브린슬리(당시 28세)로, 총격 직후 도주했다가 경찰의 추격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2살 때 부모와 함께 미국에 이민 온 류 경관은 근무 중 숨진 첫 아시아계 미국인 경찰관이었다.
고인의 아내 첸은 출산 직후 친구를 통해 "체외수정으로 임신했다"고 밝히고 "딸일 것 같다고 하자 친구가 초음파 검사도 안하고 무슨 소리냐고 했지만 내가 맞았다"며 기쁨을 표했다.
또 아이를 남편의 동료들에게 소개하고, 아이에게는 아빠가 영웅이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첸은 아이가 생후 한 달이 되면 남편의 묘소를 찾아 남편에게 딸의 출생 소식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류 경관의 어머니는 "지난 3년은 가장 힘든 시기였다. 이 일(손녀의 출산)은 3년 안에 일어난 최고의 소식"이라고 말했다.
또 뉴욕데일리뉴스에 "손녀가 며느리를 닮았으나 눈과 이마가 아들 같다. 손녀에게서 아들이 보인다"고 자랑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