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후보 경선을 함께한 경쟁자들을 끌어안고 '통합' 행보를 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하게  내비쳤다.

집권 초기 국정 운영의 한 축이 될 당·청 관계를 잘 닦아서 개혁의 초석을 잘 놓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 당선인은 9일 중앙선관위의 개표 집계 결과 당선이 확실시된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있는 세종로공원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지지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문 당선인이 대형 유세차에 오르자 공원을 가득 메운 지지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연호하며 환호성과 박수를 보냈다.

문 당선인은 "정의로운 나라, 통합의 나라,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데 함께해준 국민의 위대한 승리"라며 "함께 경쟁했던 후보들에게도 감사와 위로를 전한다"고 이야기했다.

한 마디 한 마디 끝날 때마다 지지자들은 소리 높여 화답했고 문 당선인은 밝은 표정으로 인사말을 이어갔다.

문 당선인의 인사가 끝나자 민주당 추미애 대표도 마이크를 잡았다.

추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 순간이 너무 감격스럽다"며 "민주당과 당원이 하나가 돼 문 대통령을 뒷받침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자리의 하이라이트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인사들의 환영사였다 .

가장 먼저 나선 박원순 서울시장은 "문 대통령의 탄생은 국민의 의지이고  여러분의 노력"이라면서 "민주 정부의 성공을 위해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성 고양시장은 "청렴 대통령, 준비된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저도 모든 열정을 다 바치겠다"고 이야기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격정적인 어조로 청중들의 열띤 반응을 끌어냈다.

이 시장은 "이번 승리는 문재인의 승리이자 새로운 대한민국을 원하는 국민  모두의 승리"라면서 "국민이 바라는 공정하고, 평화롭고, 외세로부터 독립된 진정한 자주의 나라를 만들 문재인의 시대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역설했다.

이 시장이 얘기하는 동안 뒤늦게 도착한 안희정 충남지사는 무대에 오르자마자 문 당선인의 뺨에 '뽀뽀'해 웃음을 자아냈다.

안 지사는 "경선 결과가 나온 후 우리는 한 당의 동지로서 단결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어떤 경우에도 개인의 사사로운 이익을 갖고  국민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오늘의 꿈과 우리의 정권이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안 지사가 "오늘 밤 광화문 일대의 호프집에 맥주가 동나게 이 밤을 즐기자"고 하자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김부겸 의원은 지역구인 대구에서 문 당선인의 지지율이 적게 나온 것을 의식한 듯 "저는 표정이 밝지를 못하죠?"라고 농담을 하면서도 "허리 낮추고 국민과 호흡해서 멋진 나라를 문재인에게 부탁하자"고 제안했다.

발언이 모두 끝나자 문 당선인은 '경선 동지'들과 두 손을 맞잡고 위로 번쩍 치켜들어 승리를 자축했고 지지자들은 다시 한 번 환호했다.

한편, 문 당선인은 지지자들 앞에 서기 전 유세차로 향하는 통로 앞에 서있던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을 만나 위로의 뜻을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