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성 피부염이 발생하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이 영국 연구팀에 의해 규명됨으로써 완치 방법이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뉴캐슬대학 의대 피부과 전문의 닉 레이놀즈 박사는 피부세포 형성을 돕고 피부를 방어하는 핵심 기능을 지닌 단백질 필라그린(filaggrin) 결핍이 아토피성 피부염의 근본 원인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일간 인디펜던스 인터넷판과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6일 보도했다.
필라그린은 아토피성 피부염과 유사한 심상성 어린선(ichthyosis vulgaris)과 강력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2006년 밝혀진 이후로 아토피성 피부염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의심돼 왔다.
심상성 어린선은 죽은 피부세포들이 물고기 비늘처럼 쌓이는 유전성 피부질환이다.
레이놀즈 박사는 필라그린 결핍이 아토피성 피부염으로 이어지는 분자생물학적 과정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의 연구팀은 각질 형성 세포를 배양해 만든 3차원 인공 피부(LSE: living skin equivalent)의 표피(epidermis)에서 플라그린을 제거,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의 피부와 흡사한 환경을 만들었다.
이어서 플라그린 결핍이 피부 단백질과 신호전달 경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를 관찰했다.
그 결과 염증, 세포 구조, 스트레스 반응, 피부 방어 기능을 조절하는 단백질들과 신호전달 메커니즘의 변화가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의 피부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확인을 위해 연구팀은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와 건강한 사람에게서 채취한 피부샘플의 단백질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의 피부샘플에서만 몇몇 피부 단백질들이 변형돼 있었으며 이는 인공 피부 모델에서 나타난 것과 일치했다고 레이놀즈 박사는 설명했다.
그 한 예로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의 피부샘플에서는 KLK7 유전자가 만드는 단백질 수치가 높았다. 이는 바로 플라그린이 결핍된 인공 피부 모델에서 나타난 분자변화 중 하나였다.
전체적인 연구결과는 프라그린 단백질의 결핍만으로 다른 단백질들과 신호전달 경로에 연쇄변화가 나타났음을 보여주었다고 레이놀즈 박사는 밝혔다.
이는 플라그린 결핍이 아토피성 피부염의 근본적인 원인임을 증명하는 것으로 이 원인만 제거하면 완치도 가능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아토피성 피부염은 현재 증상 완화 치료만이 가능하며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알레르기-천식-면역학회 학술지 '알레르기-임상 면역학 저널'(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