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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비서와 데이트를" 가상로봇 눈길

By 임은별

Published : May 8, 2017 -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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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아바타로 음성비서를 형상화한 가상로봇과 대화를 주고받으며 교감할 수 있을까.

8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일본의 스타트업 윈클(Vinclu)은 최근 음성비서를 형상화한 미니스커트를 입은 아바타 '히카리 아즈마'를 출시했다.
 

(사진=윈클 웹사이트 캡처) (사진=윈클 웹사이트 캡처)

커피메이커 같은 유리 실린더 형태의 게이트박스 안에 사는 히카리는 스크린에 홀로그램과 같은 형태로 투영된다.

2천700달러의 가격이 매겨진 히카리는 기본적 대화를 하고, 아침에 불을 켜면서 깨워주며, 일하러 갔을 때는 메시지를 보내고, 집에 돌아오면 인사를 한다.

히카리는 추파를 던지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히카리에게 "좋아한다"고 말하면, "오늘, 그리고 내일, 모레도"라면서 재잘거린다.

"애인이 있느냐"는 질문에 애플의 음성비서 시리가 "드론이 나를 항상 꼬시려고(pick up) 한다"는 재담으로 비껴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아마존과 구글이 소비자의 집에 음성비서와 스피커를 보급하려고 노력 중인 것과 관련, 윈클의 설립자 미노리 타케치는 "이들 제품은 너무 실용성에만 천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윈클은 사람들이 음성비서와 보다 감정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싶어한다는데 베팅했다.

타케치는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상상속 캐릭터와 일상을 나누는 세계가 나의 환상"이라면서 "우리는 모든 종류의 로봇이 집으로 잠입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데, 모두 형체가 없고 기계적이어서 아무도 소통하고 싶지 않아 하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윈클은 향후에 만화캐릭터부터 스포츠영웅까지 다양한 종류의 아바타 형태의 가상로봇을 제공할 예정이다.

윈클은 최근까지 네이버의 자회사로 일본 최대 메시지 앱인 라인과 프라이멀 캐피털, 인큐베이트 펀드 등으로부터 2억 엔의 자금을 모집했다. 라인은 네이버와 공동 준비 중인 AI 플랫폼 '클로바(Clova·CLOud Virtual Assistant)' 기반의 가상 홈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윈클의 지분을 다수 인수, 최대주주가 됐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사장 동생 손 타이조도 윈클의 초기 지원자 중 하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