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 외에는 거의 모든 것이 비밀에 싸인 미국의 군사 우주선 X-37B가 근 2년간의 우주 임무를 마치고 7일(현지시간) 지구로 귀환했다.
미 공군의 무인 우주 왕복선 X37-B는 지난 2015년 5월 지구를 떠났으며 우주에서 718일 동안 '모종의 실험적' 임무를 마친 뒤 이날 오전 7시47분(한국시간 오후 8시47분)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 도착했다.
길이 8.8m, 날개폭 4.5m, 무게 5t인 X-37B는 미 항공우주국(NASA)이 운영했던 우주 왕복선과 모양은 비슷하지만 크기는 4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떠날 때는 로켓처럼 수직으로 발사돼 돌아올 때는 비행기처럼 수평으로 착륙하는, 재사용 가능한 우주선이다.
역대 최장의 우주 체류를 한 이번까지 포함, 2010년 이래 4차례 비행해 총 2천85일을 우주에서 머물렀다.
그러나 우주과학 매체 스페이스닷컴 등에 따르면, 미 공군은 X-37B가 재사용 가능 우주 왕복선 관련 기술 등을 시험하고 개발하려는 것 정도로만 밝힐 뿐 그 구체적 임무와 목적, 비용 등 대부분이 여전히 비밀이다.
평화적 우주 탐사를 추구하는 비영리단체 '안전한 세계 기금'(SWF)은 " X-37B를 둘러싼 이러한 비밀주의는 이 우주선에서 첩보 관련 장비의 시험·평가가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미국과학자연맹(FAS)의 전문가 스티븐 애프터굿은 북한, 중국, 중동 등을 겨냥한 새로운 기능의 첩보 위성일 수도 있다고 추정한 바 있다.
적국 스파이 위성을 파괴·포획하거나 고장 내는 기술 또는 일종의 우주 폭격기 실험을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 해군대학 우주정책 전문가 조앤 존슨-프리스는 이런 비밀주의가 가상 적국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예민한 반응을 일으키고 있음을 지적했다고 CBS방송은 보도했다.
그는 만약 중국이 X-37B 같은 프로그램을 운용한다면 미국 의회가 매일 청문회를 열고 대응 프로그램 마련을 촉구할 것이라며 미군의 X-37B 관련 불투명성을 비판했다.
한편, 미 공군은 올해 하반기 X-37B의 5번째 비행을 위한 발사를 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