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모 씨 집, 권모 씨 개인 창고, 000 헤어포스(미용실), 000 식당….
우편물 등을 배달해야 하거나 지인과 만나기 위한 약속 장소가 아니다.
오는 9일 제19대 대통령을 뽑기 위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고 유권자들이 찾아야 할 1만3천여 전국 투표소 가운데 이색적인 장소로 꼽히는 곳이다.
각급 선거관리위원회는 보통 주민센터, 각급 학교, 마을회관, 아파트 관리사무소, 노인정 등 공중 시설을 투표소로 선정하지만 접근성 등을 고려해 불가피하게 민간 시설을 임대하는 경우도 있다.
주로 대도시 주택 밀집 지역이나 외딴 섬 등지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7일 선관위에 따르면 부산 수영구 광안3동 제2투표소는 미용실인 '000 헤어포스'다.
근처 광안1동 제5투표소는 차량선팅업소이고 수영구 민락동 제2투표소는 평소 회화 작품을 전시·판매하는 화랑이다.
수영구 선관위 관계자는 "1개 동에 3∼6개 투표소를 설치해야 하는데 공공시설만으로는 다 수용할 수 없어 민간 시설을 임대하고 있다"면서 "유권자가 찾기 쉽고 장애인에게 편리한 1층을 찾다 보니 미용실 등이 투표소가 됐다"고 말했다.
전북 군산시 관리도라는 섬에 설치된 옥도면 제7투표소는 전모 씨 집이다. 이 집이 항구를 끼고 있는 작은 마을의 중간쯤에 있다.
충남 논산시 성동면 제3투표소는 권모 씨 개인 창고에 마련되고 전북 익산시 송학동 제2투표소는 모 식당에 설치된다.
경남 사천시 남양동 제2투표소는 삼천포농협 건물 1층에 있는 풋마늘 선별장을 활용한다.
강원도 횡성군 갑천면 제2투표소는 오토캠핑장에 들어선다.
대연평도에 있는 인천시 옹진군 연평면 제2투표소는 위급 상황때 주민들이 몸을 피하는 '1호 대피소'다.
서울 광진구 화양동 제5투표소는 모 쇼핑센터 1층에 있는 안경원에 마련한다.
농촌 지역 노인을 위해 만든 게이트볼장이나 결혼식장이 투표소로 쓰이는 경우도 종종 있다.
경북 포항시 남구 상대동 제1투표소와 전남 여수시 충무동 제1투표소 등이 결혼식장이다. 전북 부안군 줄포면 제1투표소와 충남 계룡시 엄사면 제4투표소 등은 게이트볼장에 마련된다.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제3투표소처럼 탁구장이나 태권도장, 검도장 등을 투표소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주차장이나 세차장 등지에 천막을 치고 칸막이와 깔판 등을 설치해 투표소로 쓰이기도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