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이동통신사 SK텔레콤이 일부 기지국에 ‘중국산 대체’를 검토 중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제주도에 기지국을 신설할 예정이다. 화웨이의 LTE기지국 장비(digital unit & remote radio head) 도입이 유력해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화웨이에서 들여온 장비를 사전 테스트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테스트가 “SKT 분당사옥에서 진행 중”이라며 ”소요시간은 한두달가량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공식계약의 성사가 임박했다는 소문도 돌기 시작했다. 이와 동시에 ‘통신보안’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SK텔레콤은 화웨이의 네트워크 서버 일부를 도입해 쓰고 있다. 하지만 기지국 장비는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손 등에서 들여왔다. 중국산 사용에 따른 정보유출 가능성 때문이다.
반면 형평성 논란도 있다. 경쟁사인 LG유플러스가 이미 강원도와 서울·경기 일부지역에 화웨이산 기지국을 구축한 바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미국 의회가 LG유플러스의 행보에 이의를 제기했다. 중국통신망이 주한미군 정보 등을 빼낼 수 있다는 우려였다.
미국 내 업체들은 중국장비를 들이지 않고 있다. 자국의회가 “화웨이, ZTE 등의 장비가 첩보 활동에 악용될 수 있고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주장한 이후부터다. 인도, 호주, 대만, 캐나다 등도 중국산은 막고 있다.
국내의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도 화웨이 장비를 미군부대 인근에는 설치하지 않는다”며 “이는 보안문제가 있음을 스스로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보안전문가는 “일부러 만든 백도어(보안구멍)를 통해 합법적인 접속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통화내용 해킹 및 도청우려에 대한 지적이다.
그는 “소프트웨어, 패치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패치란 제조사가 장비에 기능을 추가하거나 제어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프로그램을 가리킨다.
일부 전문가는 SK텔레콤이 입찰공고도 띄우지 않은 것에 의문을 나타했다. 화웨이가 시장 정상가의 절반을 제시했다는 소문도 업계에 파다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여러 업체의 제안이 있었고 확정된 것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분당사옥 테스트’에 대해 단순 호환성 검토라는 입장을 내놨다. 설치예정지도 미정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화웨이에 대해 “비용대비 효과만을 따졌을 때 쓰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 5월 주파수 경매를 통해 2.6GHz망을 획득했다. 장비도입추진은 기지국 신설을 위함이다.
<코리아헤럴드> 송수현 기자 (s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