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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최순실 '한복 맞춰라' 갑질에 "안팔겠다"

By 박세환

Published : Nov. 3, 2016 -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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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상담 유명 한복디자이너 단독 인터뷰

“그때 그 표정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3일 오전 서울 강남의 한 유명 한복점에서 디자이너 A 씨를 만났다. 그는 대통령 취임식을 몇 달 앞둔 지난 2012년 12월에 최순실 씨를 처음 만났다고 말했다. 당시 최 씨는 한복 한 벌을 맞춰달라며 이곳을 찾아왔다.  

이 둘의 만남은 한복점 단골손님의 주선으로 성사됐다. A 씨는 단골손님으로부터 “중요한 나랏일 하는 분의 아내”라고 소개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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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2012년) 오후 5시정도에 운전기사 한 분과 검정 중형차를 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뜸 ‘사람이 없는 조용한 곳에서 얘기하자’고 하더라”며 당시 최 씨와의 첫 만남을 기억했다.

한복을 누가 입을 것이냐는 질문에 최 씨는 “중요한 사람이 입을 옷이니 잘 맞춰 달라”는 말만 반복했다. 나이와 체격 등을 알아야 제작이 가능하다고 A 씨가 재차 설명하자 결국 “박근혜 당선인이 입으실 옷”이라고 답했다. 최 씨는 뒤이어 차에서 상자 한 개를 들고 들어왔다. 상자 안에는 평소 박대통령이 입는다던 진홍색 한복 한 벌이 놓여 있었다. 이와 비슷하게 맞춰달라는 요구였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잘 어울릴만한 색의 저고리를 추천하니 ‘어느 한복집을 가도 있는 색 아니냐’고 하길래 기분이 나빠 그 자리에서 직원을 불러 옷감 싹 치우라고 지시했다”고 A 씨는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때 당황한 표정이 역력한 그분의 모습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최순실 씨와 동일인물이었다는 사실을 최근 알고 나니 당시 왜 그런 표정을 지었는지 이해가 되더라”고 말했다.  

최순실 씨가 31일 오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최순실 씨가 31일 오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A 씨에 따르면 최 씨는 한복점을 나서면서 들고 왔던 한복을 박스에 대충 구겨 넣었다. 그는 “이건 아니다 싶어 다시 꺼내 직접 개어서 넣어 드렸다. 어느 집에서 맞춘 한복이든 당선인이 입으셨던 옷인데…구겨진 한복을 들고 이곳 저곳 돌아다닐걸 생각하니 ‘저 분은 대통령을 친구쯤으로 여기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그 다음해 2월, 박근혜 당시 당선인은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측근인 김영석(53) 한복 디자이너가 납품한 진홍색 한복을 입고 취임식에 참석했다. 김 씨는 앞서 미르 재단 초대 이사진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대한민국 18대 대통령 취임식 (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 18대 대통령 취임식 (사진=연합뉴스)
A 씨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어울리면 무슨 색이든 못 입겠느냐. 그래도 좀 더 대통령 격에 맞는 한복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야 있다.”

코리아헤럴드=박세환 기자 (s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