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에너지 복지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미향 씨의 하루는 걷는 것으로 시작한다.

서울시에서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된 약 14만여 가구를 직접 발로 뛰며 일일이 방문하여 기초생활수급자 가정의 상황과 환경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 내 안 가본 동네와 골목이 없다고 자부하는 김 씨의 반복적인 하루에도 새로운 변화가 찾아왔다.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서울시 공공미술 시민발굴단으로 선발되어 2달 간의 ‘숨은 미술 찾기’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 8월 10명의 현직 큐레이터들과 100여명의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서울시 공공미술 시민 발굴단을 선발, 공공미술의 가장 큰 주체이자 향유자인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2달간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10개 그룹으로 나눠 주제에 맞는 서울시 내 공공미술작품을 찾아낸 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시민에게 알리는 활동을 하게 된 시민발굴단은 그룹별로 시민 10인과 전문가 1인이 함께 공공미술 작품과 한 팀을 이뤘다.

김 씨가 하는 일의 특성상 서울시 내 구석구석을 꼼꼼히 걸어 다녀야 하기 때문에 공공미술 작품들을 찾아내기에는 누구보다 유리했지만, 미술을 전공한 사람도 아닌 김 씨가 처음부터 이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미술에 문외한인 내가 어떻게 공공미술 작품을 찾아내고 이것을 홍보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죠. 하지만 이제는 버스 안에서도 도로 위 건물 귀퉁이로 공공미술 작품이 보인다 싶으면, 꼭 내려서 사진을 찍으러 돌아갈 정도에요,” 라고 김 씨는 말했다.

김 씨는 이제 저 작품이 어떤 의도로 왜 이 곳에 세워지게 되었을까, 라는 생각도 하면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작품을 보는 눈이 생기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그저 지나쳤을법한 한 동네의 벽화가 이제는 어떤 의미로 왜 그 곳에 그려지게 되었을까 생각해보니 정말 소중한 미술작품으로 다가오더라구요.”

김 씨와 함께 서울시 공공미술 시민발굴단 활동을 해온 프리랜서 큐레이터 이경미 씨는 미술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단순히 미술을 박물관이나 미술관 같은 화이트 큐브 (white cube) 안에서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길거리에서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행정적인 절차로서만 공공미술이나 우리나라 예술계를 발전시키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에게 서울시 길거리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미술들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코리아헤럴드=김다솔 기자 (dd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