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비자나 워킹홀리데이비자 소지자(워홀러)를 포함해 호주에서 생활하는 한국 태생자 2명 중 1명꼴로 지난 1년 동안 피부색 등을 이유로 차별을 경험했다는 호주 내 보고서가 나왔다.
차별 형태는 언어폭력이 가장 많았으며 차별이 일어난 공간은 거리나 쇼핑할 때가 주를 이뤘다.
차별 형태는 언어폭력이 가장 많았으며 차별이 일어난 공간은 거리나 쇼핑할 때가 주를 이뤘다.
이같은 결과는 호주 자선단체 '스캔론 재단'(Scanlon Foundation)의 의뢰를 받아 모나시대학이 호주에 사는 각국 출신자 총 1만54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24일 발표한 '호주인들의 오늘'이라는 보고서에서 드러났다.
조사 대상자 중 한국 태생자는 모두 301명으로, 학생비자 102명, 워홀러 87명, 가족이민 43명, 기술이민(skill) 35명, 취업(457)비자 소지자(10명) 등이었다.
조사에 따르면 피부색이나 인종적 기원, 종교 등을 이유로 지난 12개월 사이에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절반이 넘는 55%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유럽 각국(11~22%)은 물론 태국(50%)이나 중국(39%), 인도(39%), 말레이시 아(37%), 필리핀(30%) 등에 비해서도 가장 높은 비율로,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달리 워홀러들이 거의 무제한으로 입국하는 요인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년 사이 차별을 경험한 횟수는 1~2차례가 25%로 가장 많았으며, 3~6차례 가 20%였다.
차별 형태로는 언어폭력(복수 응답)이 43%로 가장 많았다. 소속감을 못 느끼게 하는 분위기 조성이 30%, 일터의 부당한 대우가 13%, 신체 공격을 받은 것도 11%를 차지했다.
차별을 경험한 장소(복수응답)로는 거리가 42%로 가장 많았고, 쇼핑할 때(36%),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던 중(23%)이 뒤를 이었다. 이밖에 일터(20%)와 사교 장소(18%)에서도 차별이 일어났다.
이밖에 '통상 대부분의 사람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는 28%만이 긍정적으로 대답해 남수단(4%), 뉴질랜드(25%)에 이어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홍콩을 포함한 중국 출신은 65%, 인도 출신은 51%가 신뢰한다고 밝혀 각국 출신 중 가장 높았다.
보고서는 이주자 대부분이 호주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지만 처음 도착했을 때의 기대감과 달리 체류 기간이 길어질수록 긍정적인 비율은 떨어진다고 밝혔다.
보고서 저자인 앤드루 마르쿠스 교수는 "이주 1세대에게 삶은 투쟁이고 이들 다 수는 자신들의 꿈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며 따라서 이들에게 2세대와 3세대 문제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호주에서는 극우파 등의 이민자 수용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노조 측도 기술이민자 규모 축소를 꾸준히 요구하면서 올해 받아들일 이민자 수는 17만5천명 수준으로 7년 전의 약 30만명에서 크게 줄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