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Hera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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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고' 이탈리아 상륙...문화 유적지서 '사냥' 열풍

By 박세환

Published : July 24, 2016 -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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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증강현실(AR)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가 지난주 이탈리아에 상륙한 가운데 이탈리아 주요 박물관 등 문화 유적지 곳곳에서도 방문객들이 포켓몬을 잡는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23일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특히 고대 로마의 숨결을 간직한 수도 로마를 비롯해 피렌체, 토리노 등 유명 박물관과 진귀한 건축물이 밀집한 도시에서 포켓몬 잡기 열풍이 두드러진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포켓몬 고'를 즐기는 게이머. (AFP=연합뉴스) 이탈리아 로마에서 '포켓몬 고'를 즐기는 게이머. (AFP=연합뉴스)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등 르네상스 걸작 미술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에는 최근 며칠 동안 박물관 곳곳에서 피카츄 등 게임의 주요 캐릭터가 출몰하고 있다.

우피치 미술관뿐 아니라 피티 궁전, 보볼리 정원 등 피렌체를 대표하는 유적지들에서도 포켓몬 사냥에 나선 사람들이 수시로 목격되고 있다.

대다수가 조용히 그림을 감상하는 박물관에서 '포켓몬 고'를 하는 사람들이 거슬릴 법도 하지만 아직 이탈리아 박물관에서는 게임으로 인한 불편을 호소하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피치 미술관의 에이크 슈미트 관장은 "벼룩이 들끓는 것보다는 가상 생물이 출몰하는 게 낫다"며 포켓몬 출현에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우피치 미술관에는 지난 4월 벼룩이 창궐, 일부 전시관이 며칠 동안 폐쇄된 적이 있다.

로마박물관재단 측도 "아직은 박물관에 '게임 금지' 등의 경고 문구를 붙일 계획이 없다"며 "'포켓몬 고' 게임을 박물관에서 즐기는 사람들이 시설물과 전시물을 존중하고, 입장권에 돈을 지불하는 한 특별히 막을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독일의 경우 일부 박물관이 방문객에게 박물관 내부에서 게임을 금지할 것을 요청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폴란드 아우슈비츠 박물관도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장소가 게임 장소로 이용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포켓몬 고' 제작사 측에 포켓몬 출몰 장소에서 빼달라고 요구해 이를 관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