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공화당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의 여론지지율이 급상승하면서 한·미관계를 주축으로 하는 우리 외교·안보에 비상등이 켜졌다.
현 시점에서 트럼프가 대선 본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단할 수는 없지만, 트럼프가 사실상의 공화당 대선 후보 자리를 굳히는듯한 흐름을 강화하고 본선의 잠재적 경쟁자인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까지 추월하는 여론조사까지 공개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문제는 트럼프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의 기치 아래 기존 공식과 질서를 완전히 뒤엎는 듯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면서 전세계 지도자들을 불안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점이다.
현 시점에서 트럼프가 대선 본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단할 수는 없지만, 트럼프가 사실상의 공화당 대선 후보 자리를 굳히는듯한 흐름을 강화하고 본선의 잠재적 경쟁자인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까지 추월하는 여론조사까지 공개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문제는 트럼프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의 기치 아래 기존 공식과 질서를 완전히 뒤엎는 듯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면서 전세계 지도자들을 불안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점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가 집권할 경우 한·미관계와 한반도 정책에 있어 예기치 못한 변화가 초래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미 외교를 대외정책의 중심으로 삼고 있는 한국 정부로서는 만일의 가능성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물론 가치와 전략적 이해를 공유하는 한·미관계의 특성상 과도한 우려는 금물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지만, '트럼프 현상'으로 대변되는 미국 보수 내부의 여론흐름과 트럼프의 공약을 정밀 분석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주한미군 철수론' 앞세워 방위비 분담 재조정 압력 가중 = 트럼프의 대(對) 한반도 정책은 그가 표방하는 신(新) 고립주의 기조의 틀에서 나왔다.
대외적 개입을 줄이고 국내로 눈을 돌린다는 기조 하에 동맹의 역할과 책임을 재조정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제기하며 차후 방위비 분담 협상에서 주둔국인 한국의 분담비율과 책임을 높이는 쪽으로 강력한 압박을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는 "동맹국들은 재정적·정치적·인적비용과 관련해 공정한 비용분담을 해야 한다"며 "동맹국들이 공정한 몫을 부담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들 국가가 스스로를 보호하도록 해야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잖아도 5년마다 열리는 방위비 분담협상을 앞두고 미국 측으로부터 분담금 인상 압력에 시달려온 한국으로서는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압박에 직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핵우산 철회' 시사…한·미 내부서 '핵무장론' 논란 촉발 = 트럼프가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은 이 같은 방위비 분담 재조정 압박과 맞물려 있다.
재정적 여력이 없다는 이유를 내세워 미국이 확장억지 개념으로 제공해온 '핵우산'을 철회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늘어놓으면서 방위비 분담 압력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예상인 것이다.
그러나 이는 미국이 추구해온 비확산 기조에 정면 배치된다는 점에서 트럼프가 실제로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허용하는 쪽으로 정책적 방향을 잡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제는 한국과 미국 내에서 '독자적 핵무장론'이 일정한 힘을 받으면서 논란이 촉발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그동안 언론과의 인터뷰 계기에 "어떤 시점이 되면 논의해야만 하는 문제"라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이는 이미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따라 국내 보수 일각에서는 독자적 핵무장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논쟁에 크게 불을 붙일 것으로 보인다.
◇한·미FTA 재협상 카드 들고나올 듯 = 더욱 우려되는 것은 2013년 발효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놓고 '재협상' 카드를 들고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분명히 하는 트럼프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해온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반대하는데서 한걸음 더 나아가 경제동맹의 성격을 지닌 한·미 FTA에 메스를 들이댈 것이라는 관측이 없지 않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캠프의 좌장 격인 제프 세션스(앨라배마) 상원의원은 지난달 25일 상원 전체회의에서 2012년 발효된 한·미 FTA가 미국 경제에 부정적 효과를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세션스 의원은 "2011년 협정에 서명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수출이 매년 100억 달러(한화 11조3천억 원 상당)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며 "그러나 오히려 수입만 120억 달러(한화 13조6천억 원 상당) 늘어났고 수출은 지난해 기준으로 2011년에 비해 수억 달러도 채 늘어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중국이 미국을 '성폭행' 하고 있다는 표현으로 대중 무역불균형 문제를 제기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중국을 직접 타깃으로 하지않고 중국과 거래관계가 많은 한국부터 손을 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미 전문가들 "대비는 하되 과도한 우려는 금물" = 한·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대선 경선 과정에서 나온 트럼프의 발언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가 실제로 집권하면 정책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국익을 고려하는 합리적 정책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차분하고 논리적인 설득노력을 기울이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우리 정부는 물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트럼프가 공식 대선후보가 되고, 또 만에 하나 대통령에 당선돼도 미국의 국익관점에서 후보시절 주장의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한미동맹을 비롯한 미국의 글로벌 동맹과 비확산 체제 붕괴는 미국의 '리더십' 상실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교부는 3일 "미국 조야의 한미동맹에 대한 초당적 지지는 확고하다"면서 "트럼프 후보를 비롯한 주요 후보 진영과 네크워크 구축, 접촉 강화 등을 통해 우리 외교정책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는 등 노력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윤덕민 국립외교원장은 "트럼프의 경쟁력이 부상하고 있어 우리로서는 어느 쪽이든 대비를 해야 한다"면서도 "트럼프가 공식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되면 미국의 국익 차원에서 지금과 같이 상식에 벗어난 외교정책을 운운하지 않을 것이며, 공화당 노선에 따른 합리성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원장은 "그런데도 트럼프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동맹국의 공헌을 더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 가능성 등을 우려했다.
외교부 차관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교수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경우 방위비 분담금 등 동맹전략 재검토나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실질적 도전이 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그러나 트럼프의 한일 핵무장 허용론 등 비확산 문제는 제동이 걸릴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 전 차관은 "핵무장 허용은 미국이 주도하는 NPT 체제의 근본적 붕괴를 의미하기 때문에 미국 내에서도 상당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면서 "트럼프가 공화당 공식 대선 후보가 되면 조정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 전 차관은 "우리 정부가 트럼프가 마음을 고쳐먹도록 해야 한다"면서 "트럼프 진영과 접촉면을 넓혀 트럼프의 생각이 동맹국은 물론, 미국에도 결코 이롭지 않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워싱턴 외교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이 많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 주도의 질서를 유지하고 안보적 이익을 지키는데 미군의 전진배치에 터잡은 동맹시스템이 얼마나 긴요한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막상 집권하면 자신의 입맛대로 동맹체제와 외교안보 기조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 있게 나온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 부차관보 출신의 에번스 리비어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연합뉴스에 보낸 논평에서 "모든 동맹을 단순한 거래적 관계로 간주하는 것"이라며 "동맹이 미국과 우방들의 안보이익에 기여하는 파트너십이라는 사실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리비어 연구원은 나아가 "미국이 현 동맹시스템을 끝내겠다는 암묵적 위협은 국제안보 영역에서 미국의 리더십과 지배력을 스스로 종식시키겠다는 정책적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국무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출신의 더글라스 팔 카네기국제평화연구원 부회장은 "만일 트럼프가 대선에서 이긴다면 책임을 진 관료와 정책서클에서 비현실적주의적 정책을 철회하도록 그를 압박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우리는 자살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아니다"고 말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란틱카운슬 동북아담당 선임연구원은 "트럼프는 한·미동맹이나 미·일동맹을 깨거나 병력을 철수하지 못할 것"이라며 "그같은 주장을 펴는 사람은 무지한 바보이거나 거짓말쟁이이고 두 경우 모두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앨런 롬버그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한반도 정책에 대해 큰 변화를 가져올지 확신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연합)
물론 가치와 전략적 이해를 공유하는 한·미관계의 특성상 과도한 우려는 금물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지만, '트럼프 현상'으로 대변되는 미국 보수 내부의 여론흐름과 트럼프의 공약을 정밀 분석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주한미군 철수론' 앞세워 방위비 분담 재조정 압력 가중 = 트럼프의 대(對) 한반도 정책은 그가 표방하는 신(新) 고립주의 기조의 틀에서 나왔다.
대외적 개입을 줄이고 국내로 눈을 돌린다는 기조 하에 동맹의 역할과 책임을 재조정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제기하며 차후 방위비 분담 협상에서 주둔국인 한국의 분담비율과 책임을 높이는 쪽으로 강력한 압박을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는 "동맹국들은 재정적·정치적·인적비용과 관련해 공정한 비용분담을 해야 한다"며 "동맹국들이 공정한 몫을 부담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들 국가가 스스로를 보호하도록 해야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잖아도 5년마다 열리는 방위비 분담협상을 앞두고 미국 측으로부터 분담금 인상 압력에 시달려온 한국으로서는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압박에 직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핵우산 철회' 시사…한·미 내부서 '핵무장론' 논란 촉발 = 트럼프가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은 이 같은 방위비 분담 재조정 압박과 맞물려 있다.
재정적 여력이 없다는 이유를 내세워 미국이 확장억지 개념으로 제공해온 '핵우산'을 철회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늘어놓으면서 방위비 분담 압력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예상인 것이다.
그러나 이는 미국이 추구해온 비확산 기조에 정면 배치된다는 점에서 트럼프가 실제로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허용하는 쪽으로 정책적 방향을 잡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제는 한국과 미국 내에서 '독자적 핵무장론'이 일정한 힘을 받으면서 논란이 촉발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그동안 언론과의 인터뷰 계기에 "어떤 시점이 되면 논의해야만 하는 문제"라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이는 이미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따라 국내 보수 일각에서는 독자적 핵무장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논쟁에 크게 불을 붙일 것으로 보인다.
◇한·미FTA 재협상 카드 들고나올 듯 = 더욱 우려되는 것은 2013년 발효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놓고 '재협상' 카드를 들고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분명히 하는 트럼프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해온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반대하는데서 한걸음 더 나아가 경제동맹의 성격을 지닌 한·미 FTA에 메스를 들이댈 것이라는 관측이 없지 않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캠프의 좌장 격인 제프 세션스(앨라배마) 상원의원은 지난달 25일 상원 전체회의에서 2012년 발효된 한·미 FTA가 미국 경제에 부정적 효과를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세션스 의원은 "2011년 협정에 서명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수출이 매년 100억 달러(한화 11조3천억 원 상당)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며 "그러나 오히려 수입만 120억 달러(한화 13조6천억 원 상당) 늘어났고 수출은 지난해 기준으로 2011년에 비해 수억 달러도 채 늘어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중국이 미국을 '성폭행' 하고 있다는 표현으로 대중 무역불균형 문제를 제기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중국을 직접 타깃으로 하지않고 중국과 거래관계가 많은 한국부터 손을 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미 전문가들 "대비는 하되 과도한 우려는 금물" = 한·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대선 경선 과정에서 나온 트럼프의 발언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가 실제로 집권하면 정책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국익을 고려하는 합리적 정책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차분하고 논리적인 설득노력을 기울이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우리 정부는 물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트럼프가 공식 대선후보가 되고, 또 만에 하나 대통령에 당선돼도 미국의 국익관점에서 후보시절 주장의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한미동맹을 비롯한 미국의 글로벌 동맹과 비확산 체제 붕괴는 미국의 '리더십' 상실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교부는 3일 "미국 조야의 한미동맹에 대한 초당적 지지는 확고하다"면서 "트럼프 후보를 비롯한 주요 후보 진영과 네크워크 구축, 접촉 강화 등을 통해 우리 외교정책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는 등 노력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윤덕민 국립외교원장은 "트럼프의 경쟁력이 부상하고 있어 우리로서는 어느 쪽이든 대비를 해야 한다"면서도 "트럼프가 공식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되면 미국의 국익 차원에서 지금과 같이 상식에 벗어난 외교정책을 운운하지 않을 것이며, 공화당 노선에 따른 합리성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원장은 "그런데도 트럼프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동맹국의 공헌을 더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 가능성 등을 우려했다.
외교부 차관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교수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경우 방위비 분담금 등 동맹전략 재검토나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실질적 도전이 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그러나 트럼프의 한일 핵무장 허용론 등 비확산 문제는 제동이 걸릴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 전 차관은 "핵무장 허용은 미국이 주도하는 NPT 체제의 근본적 붕괴를 의미하기 때문에 미국 내에서도 상당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면서 "트럼프가 공화당 공식 대선 후보가 되면 조정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 전 차관은 "우리 정부가 트럼프가 마음을 고쳐먹도록 해야 한다"면서 "트럼프 진영과 접촉면을 넓혀 트럼프의 생각이 동맹국은 물론, 미국에도 결코 이롭지 않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워싱턴 외교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이 많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 주도의 질서를 유지하고 안보적 이익을 지키는데 미군의 전진배치에 터잡은 동맹시스템이 얼마나 긴요한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막상 집권하면 자신의 입맛대로 동맹체제와 외교안보 기조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 있게 나온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 부차관보 출신의 에번스 리비어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연합뉴스에 보낸 논평에서 "모든 동맹을 단순한 거래적 관계로 간주하는 것"이라며 "동맹이 미국과 우방들의 안보이익에 기여하는 파트너십이라는 사실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리비어 연구원은 나아가 "미국이 현 동맹시스템을 끝내겠다는 암묵적 위협은 국제안보 영역에서 미국의 리더십과 지배력을 스스로 종식시키겠다는 정책적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국무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출신의 더글라스 팔 카네기국제평화연구원 부회장은 "만일 트럼프가 대선에서 이긴다면 책임을 진 관료와 정책서클에서 비현실적주의적 정책을 철회하도록 그를 압박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우리는 자살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아니다"고 말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란틱카운슬 동북아담당 선임연구원은 "트럼프는 한·미동맹이나 미·일동맹을 깨거나 병력을 철수하지 못할 것"이라며 "그같은 주장을 펴는 사람은 무지한 바보이거나 거짓말쟁이이고 두 경우 모두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앨런 롬버그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한반도 정책에 대해 큰 변화를 가져올지 확신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