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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쌤

미리보는 北 7차 당대회…김정은 '사업총화 보고'에 시선집중

By KH디지털1

Published : May 1, 2016 -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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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10월 10일 오전 9시 당시 김일성 북한 국가주석은 6차 노동당 대회가 열리는 평양 4·25 문화회관 대형극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웅장한 연주 속에 우레와 같은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등장한 김 주석은 '동지들!'로 시작해 '개회를 선언합니다'로 끝나는 약 20분간의 개회사를 했다.

당 대회 개막일의 백미는 김 주석의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總和) 보고'였다.

(연합) (연합)
통상 북한의 당대회는 첫날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를 통해 지난 당대회 이후의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다. 이 보고는 노동당의 최고 지도자가 직접 한다.

김 주석은 1980년 6차 당대회에서 1970년 5차 당 대회 이후 10년간의 성과와 향후 과제를 5~6시간 동안 보고한다. 3대 혁명노선과 온 사회의 주체사상화,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 방안 등을 골자로 한 연설을 하면서 김 주석은 수백 번의 박수를 받는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오는 6일 36년 만에 개최되는 7차 당 대회에서 할아버지인 김일성의 마라톤 사업총화 보고를 따라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북한 전문가들은 1일 전망했다.

이번 당 대회의 개최 목적이 김 제1위원장 우상화에 있다는 점에서 6차 당 대회 때 김일성의 이미지를 연출하려고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당 중앙위 사업총화 보고에선 김 제1위원장의 향후 정책노선이 드러날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7차 당 대회는 6일 시작돼 9일께 폐막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간 진행된 6차 당 대회보다 대회 기간이 하루 정도 짧을 것으로 보는 이유는 대규모 군중행사를 준비하는 동향이 관측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6차 당 대회 때는 둘째 날 100만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군중 시위와 5만 명이 참가하는 집단체조 행사가 있었다.

이번 7차 당 대회 때도 군중집회는 열릴 것으로 보이지만 대규모는 아닐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대신 대회 이틀째인 7일 기존 당 대회 형식에 따라 당 중앙검사위원회 사업총화 보고 및 토론과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에 대한 주요인사의 토론 등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최룡해·최태복·곽범기·오수용·김영철 노동당 비서 등 당 주요인사들이 토론에 나서 김 제1위원장의 당 중앙위 사업총화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찬사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당 대회 사흘째인 8일에는 공로자에 대한 당의 축하 전보문이 전달되고, 김 제1위원장의 당 중앙위 사업총화 보고를 반영한 결정서가 채택될 전망이다.

당 규약이 개정된다면 이에 대한 토론 및 결정도 8일께 이뤄질 전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당규약 개정을 통해 '유일영도체제 10대 원칙'과 '핵보유국'을 명시할 것으로 보인다"며 "핵-경제 병진노선의 재확인 혹은 변형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당 대회 마지막 날인 9일에는 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열려 정치국 상무위원과 위원, 후보위원을 비롯해 중앙당 비서, 중앙위원회 위원과 후보위원 등을 선출한다.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거쳐 발표되는 인사에선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김정은·김영남·황병서 3명의 정치국 상무위원 중 김영남이 빠지고 정치국 위원인 최룡해가 상무위원으로 등극할 가능성도 있다.

내각총리이자 정치국 위원인 박봉주도 교체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당비서와 부장의 세대교체도 거론되고 있다.

당 대회 마지막 날에는 북한 주민들이 김 제1위원장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편지를 전달하는 행사와 군중이 참여하는 야외 폐막행사도 열릴 것으로 보인다.

7차 당 대회는 김 제1위원장의 폐회사와 함께 마무리될 전망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7차 당 대회 개최를 통해 '김정은 시대'를 선포하고, 김정은 우상화를 김일성·김정일 수준까지 격상시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