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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에 잔고 넘쳐도 돈 안쓴다…가계 여윳돈 99조 사상최대(종합)

By KH디지털2

Published : March 31, 2016 -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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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Yonhap)

작년 가계 순저축률, 15년만에 최고…소비보다 저축
가계및비영리단체 부채 1천422조원으로 9.8%↑


지난해 우리나라 가계가 운용한 자금에서 빌린 돈을 뺀 여윳돈이 100조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소득 증가에도 불투명한 경기 전망과 노후 불안에 소비 성향이 위축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2015년 중 자금순환(잠정)' 자료를 보면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잉여자금 규모는 99조2천억원으로 전년보다 5조7천억원 늘었다.

잉여자금은 가계가 예금, 보험, 주식투자 등으로 굴린 돈(운용자금)에서 빌린 돈(자금조달)을 제외한 것이다.

비영리단체는 소비자단체, 자선·구호단체, 노동조합, 종교단체 등을 가리킨다.

잉여자금 규모는 한은이 2008년 국제기준 국민계정체계에 따라 관련 통계를 작성하고 나서 최대치다.

잉여자금은 2010년 53조9천억원에서 2011년 65조8천억원, 2012년 72조4천억원, 2013년 89조6천억원, 2014년 93조5천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Yonhap) (Yonhap)

잉여자금이 늘었다는 것은 가계가 소비하지 않고 쌓아둔 돈이 그만큼 증가했다는 뜻이다.

실제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의 소비성향은 71.9%로 2003년 관련 통계가 나온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가계는 저축에 힘썼다.

한은 국민계정 통계에서 가계의 순저축률은 7.7%로 2000년(8.4%) 이후 15년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후 불안과 비정규직 증가로 인한 일자리 불안 등으로 가계의 소비 성향이 위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지난해 잉여자금 증가가 가계 소득이 늘어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국민계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의 임금 등 피용자보수는 693조3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4.8% 늘었고 자영업자의 소득을 나타내는 '영업잉여'는 400조2천억원으로 3.8% 늘었다.

지난해 가계가 금융기관 등에서 빌린 돈은 127조6천억원으로 2014년(78조3천억원)보다 63.0%(49억3천억원) 급증했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인 연 1.50%까지 떨어지면서 돈 빌리기가 쉬워졌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가계가 금융기관 등을 통해 굴린 자금은 226조9천억원으로 사상 처음 200조원을 넘어섰다.

2014년 171조8천억원보다 무려 55조1천억원 증가했다.

특히 현금 및 예금이 106조7천억원이나 됐다.

예금이 97조7천억원으로 2014년 67조8천억원보다 30조원 가까이 늘었고 현금은 8조9천760억원으로 파악됐다.

저금리 장기화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현금성 자산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식 및 펀드투자는 2014년에는 마이너스(3조5천억원 감소)를 기록했지만 작년에는 16조8천억원 늘었다.

채권 투자도 9조3천억원으로 2014년(3조3천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보험 및 연금준비금은 90조7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 잔액은 1천422조7천억원으로 2014년보다 9.8%(126조6천억원) 늘었다.

여기에는 자영업자, 비영리단체가 포함되기 때문에 한은의 다른 통계인 가계신용(작년 말 1천207조원)보다 많다.

금융부채를 작년 말 우리나라 총인구 약 5천만명으로 단순히 나누면 1인당 2천800만원 정도의 빚이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작년 말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자산은 3천176조1천억원이다.

금융자산은 부채의 2.23배 수준이다.

기업(비금융법인)은 지난해 자금부족 규모가 15조원으로 전년(30조5천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이는 한국전력의 자산매각 등 공기업의 경영 효율화와 회사채 발행 감소 등에 영향을 받았다고 한은이 설명했다.

작년 한해 금융회사를 제외한 국내 기업이 조달한 자금은 107조1천억원으로 2014년(126조8천억원)보다 19조7천억원 줄었다.

기업이 운용한 자금 역시 92조원으로 2014년보다 4조2천억원 감소했다.

또 정부의 잉여자금 규모는 세입 증가에 힘입어 22조3천억으로 집계됐다. 전년(19조원)보다 3조3천억원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한국은행을 제외한 금융법인이 가계와 기업에 공급한 자금은 233조6천억원으로 전년보다 53조6천억원 증가했다.

금융법인이 가계와 기업에서 조달한 자금도 274조원으로 52조6천억원 늘었다.

작년 말 현재 총 금융자산은 1경4천599조원으로 2014년 말보다 7.7%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