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후 유제품, 육류, 과일 등을 중심으로 미국산 농축수산물 수입이 큰 폭으로 늘었다.
2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한·미 FTA 발효 4년, 농축산물 교역 변화와 과제'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미국산 축산물 수입액을 FTA 발효 전 평년(2007∼2011년)과 비교하면 8억2천300만달러에서 17억6천100만달러로 2배 이상(114%) 증가했다.
닭고기를 제외한 쇠고기, 돼지고기, 치즈, 분유 수입액이 모두 관세율 인하, 국내 생산량 감소와 수요 증가 등으로 늘었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축산물 가운데 수입 증가세가 두드러진 품목은 분유와 치즈 등 유제품이다.
제과·제빵과 유가공품 원료로 쓰이는 탈지분유와 전지분유를 통틀어 FTA 발효 전 평년 미국산 분유 수입액은 90만달러, 수입량은 300t였다. 분유 수입실적은 작년에 수입액 1천280만달러, 수입량 5천700t으로 10배 넘게 뛰었다.
같은 기간 치즈 수입액과 수입량도 각각 5천600만달러, 1만3천t에서 2억5천100만달러, 5만5천t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작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2012년 미국 광우병 발생에 따른 수입선 전환 등으로 발효 전보다 10.1% 감소했으나 수입단가 상승으로 수입액은 26.5% 증가했다.
돼지고기는 국내 수요 증가로 수입량은 53.6%, 수입액은 102.4% 늘었다. 닭고기는 미국 내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지난해 11월까지 수입이 금지돼 수입량과 수입액이 각각 72.7%, 71.1% 감소했다.
최근 국내 수요가 많은 수입 과일도 미국산이 많이 들어왔다. 작년 미국산 과일 수입액은 4억4천200만달러로 발효 전 평년(2억1천600만달러)보다 104.2% 상승했다.
이 기간 오렌지(48.5%), 체리(300.5%), 석류(82.4%), 포도(97.8%), 레몬(336.7%), 자몽(182.8%) 등 주요 미국산 과일 수입액이 모두 늘었다.
관세율 인하에 따른 미국산 육류와 신선과일의 평균 수입가격 하락폭은 각각 10.5%, 21.3%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액은 FTA 발효 전인 평년(59억6천달러)보다 17.7% 증가한 70억1천달러였다.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액은 한·미 FTA 이행 1년차인 2012년에 66억1천달러로 늘었다가 2013년 59억6천달러, 2014년 78억1천달러로 증감을 반복했다.
미국으로 수출한 한국 농축산물 금액은 3억9천200만달러에서 6억1천900만달러로 58.1% 증가했다. 임산물(109.9%), 가공식품(62.5%), 축산물(62.2%) 등의 수입액 증가율이 높았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