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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쌤

마약거래에 SNS·비트코인 동원…여고생까지 투약

By KH디지털1

Published : March 18, 2016 -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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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Yonhap)

아는 사람을 통해 암암리에 행해지던 마약 거래가 최근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에서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

여고생이나 여대생이 마약을 구입하다 적발되는 등 갈수록 마약 사범의 연령대도 낮아지고 있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마약을 살 수 있을 정도다.

인터넷 등을 활용한 마약 밀거래가 성행하면서 마약 공급처는 기존 중국, 홍콩 등에서 최근에는 동남아나 미국 등지로 다변화되고 있다.

수사당국은 인터넷 수사와 국제공조수사를 강화하고 있지만, 마약 문제는 단속만으로는 해소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 SNS·메신저·블로그…다양화하는 유통 루트

서울에 사는 임모(30)씨는 지난해 4월 인터넷 블로그 게시판에 마약의 일종인 대마를 판매한다는 글을 올렸다.

임씨는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려고 외국에 서버가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채팅앱으로 마약 구매자와 정보를 주고받았다.

또 자금 추적이 어려운 온라인 가상 화폐인 비트코인을 거래대금으로 전송받기도 했다.

미래 화폐로 주목받는 비트코인은 인터넷 공간에서 은행을 통하지 않고 자유롭게 거래되기 때문에 편리하지만 거래 추적이 쉽지 않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최근에는 SNS나 인터넷 메신저 등을 통해 마약이 거래되면서 필로폰 이외에 야바(YABA)나 허브 마약 등 각종 신종 혼합 마약 거래도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130억원 어치의 필로폰 3.947㎏을 국내로 들여오려다가 인천지검에 붙잡힌 A(53)씨도 SNS를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국내로 마약을 밀반입하다가 자신의 신원이 드러난 A씨는 지난해 캄보디아로 도피한 뒤 한국 구직사이트에 '함께 일할 사람을 찾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필로폰 운반책 2명을 구했다.

A씨는 이어 한국 인터넷 사이트에 필로폰을 판매한다는 글을 올린 뒤 국내 수사기관의 추적이 쉽지 않은 중국 SNS 위챗으로 주문을 받는 등 해외에서 SNS로 국내 마약 거래를 해오다가 덜미가 잡혔다.

SNS 외에도 블로그, 국제우편, 해외 특송화물 등 다양한 루트를 이용한 마약 반입이 느는 추세다. 

(Yonhap) (Yonhap)

◇ 캄보디아 필로폰 1년새 6g→1천57g…다양화한 공급처

마약 유통경로가 많아지다 보니 마약 공급처가 중국, 홍콩에서 캄보디아, 대만, 태국 등 동남아와 미국 등지로 다변화하는 양상을 보인다.

17일 세관 당국에 따르면 캄보디아에서 밀반입된 필로폰은 2014년 6g에서 지난해 1천57g으로 늘었다.

태국산은 2012년 66g에 불과했지만 2013년 829g, 2014년 4천784g으로 급증했고 작년에도 1천117g이 들어왔다.

필리핀과 인도도 작년 각각 189g, 579g이 밀반입돼 주요 공급처로 떠올랐다.

이런 경향은 동남아 지역 필로폰 생산량이 많아진 데다 인터넷 등 밀수경로가 다변화했기 때문으로 세관은 분석하고 있다.

SNS를 통한 빈번한 마약 거래로 사실상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마약을 살 수 있게 되면서 투약자 연령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경찰청이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 마약류 사범을 특별단속한 결과, 1천512명을 검거해 지난해 검거 인원(1천49명)보다 44.1% 증가했다.

30∼40대(857명)가 전체의 63.3%로 다수를 차지했지만 20대 180명(12.0%), 10대 마약 투약자도 7명 적발됐다.

마약 구매자 중에는 20대 초반의 대학생, 여고생도 있었으며, 이들은 대부분 호기심으로 인터넷을 통해 마약류를 샀다고 경찰은 밝혔다.

(Yonhap) (Yonhap)

◇ 환각 상태에서 살인까지…급증하는 중독 폐해

필로폰 외에 대마, 수면제 계통 향정신성의약품, 모르핀, 허브마약 등을 투약한 사례도 갈수록 늘고 있다.

또 마약 투약 적발자의 절반 이상인 51%(771명)가 무직자였는데 마약 중독 상태에서 정상적으로 일하기 어렵자 마약을 판매해 마약 구매자금을 확보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으로 경찰은 분석했다.

무직자에 이어 적발된 마약사범 계층은 회사원 130명(8.6%), 노동자 100명(6.6%), 유흥업 53명(3.5%), 의료인 52명(3.4%), 운전사 38명(2.5%) 순으로 사회 곳곳에 마약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마약 중독으로 인한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구모(42)씨는 마약 투약 후 환각 상태에서 10대 노래방 종업원을 둔기로 때려 살해하고 암매장한 사실이 1년 만에 드러나 구속됐다. 구씨 사건은 마약이 심각한 강력범죄를 유발한 대표적 사례다.

최근에는 동남아 출신 외국인 노동자의 마약 적발도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경남 창원시의 한 노래주점에서 베트남인 남녀 10명이 알약 형태의 마약 '툭락'을 음료에 타서 단체로 복용한 뒤 환각파티를 벌이다 검거됐다.

이번 달 9일에는 경남 양산의 외국인 전용식당에서 마약을 투약한 채 도박을 해온 태국인 14명과 불법체류자 23명이 무더기로 붙잡히기도 했다. 

(Yonhap) (Yonhap)

◇ 마약수사, 이제는 통신 추적에 주력

검찰은 갈수록 지능화하는 인터넷 마약 거래를 단속하려고 전국 6개 지검 강력부에 모니터링 전담 마약 수사관을 배치했다.

마약을 뜻하는 은어가 들어간 인터넷 게시물을 24시간 자동 검색하는 프로그램도 개발 중이다.

경찰청도 관세청과 공조해 입국자와 국제 특송화물 검색을 강화하고 인터폴과 협조해 국내 판매책과 해외 공급책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과 경찰 관계자는 "과거에는 마약 구매자와 판매책 간 거래 동선을 직접 쫓는 데 중점을 뒀으나 최근에는 휴대전화 통화와 SNS 기록 등 통신 수사에 주력하고 있다"며 "마약 밀매처도 동남아 등지로 다변화하는 추세에 맞춰 해외에 거주하는 필로폰 공급 총책을 검거하려고 국제공조수사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기심에 한 두 번 접했다가 마약 중독에 빠진 이들과 마약사범을 위한 좀 더 적극적인 회복과 재활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중독재활센터 관계자는 "마약 중독자에게 마약은 빠져나올 수 없는 지옥이라고 불린다"며 "혼자서 마약을 끊기 어려우니 꼭 재활센터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1년부터 전국 8개 교정시설에 마약을 비롯한 약물예방교육을 하고 있지만 더욱 확대될 필요가 있다"며 "초범인 마약사범에게 마약 단절교육 이수를 조건으로 하는 기소유예 교육, 교도소에서부터 마약 중독자에 적합한 중독재활교육을 적극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