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 요금제'를 과장 광고한 이동통신 3사가 피해를 본 소비자 740만명에게 LTE 데이터 쿠폰(1∼2GB)을 주기로 했다.
음성 무제한 요금에 가입한 2천500만명에게는 30∼60분의 무료 통화량을 제공해 보상하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7일 에스케이텔레콤(SKT)·케이티(KT)·엘지유플러스(LGU+)와 협의해 잠정 동의의결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동의의결이란 불공정 행위를 한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는 기업이 스스로 소비자 피해구제 방안을 마련하고 문제가 된 행위를 고치면 공정위가 위법성을 따지지 않고 사건을 종결시키는 제도다.
법적·행정적 절차에 걸리는 시간을 줄여 소비자 피해를 빠르게 구제할 수 있다.
통신사들은 특정 LTE 요금제를 광고하면서 데이터나 음성, 문자가 '무제한'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조사해보니 광고와 달리 기본 사용량을 다 쓴 이후의 추가 데이터는 LTE가 아닌 느린 속도로 제공됐다.
음성과 문자는 기본 제공량을 넘겼을 때 사용이 제한되거나 요금을 물어야 했다.
소비자 피해 보상을 위해 이동통신 3사는 문제가 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 약 736만명에게 LTE 데이터 쿠폰을 주기로 했다.
통신사들이 동의의결을 신청한 지난해 10월까지 LTE 100+ 안심옵션(SKT), 광대역 안심무한(KT), LTE 8 무한대 요금제(LG U+) 등에 가입한 소비자가 보상 대상이다.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광고 기간 가입자는 2GB, 광고 기간 이후 가입자는 1GB를 받을 수 있다. 받은 데이터는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수도 있다.
통신사들이 무료로 줘야 하는 데이터는 1천309억원어치로 추산됐다.
통신사들은 또 음성·문자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에게 사용 한도가 초과됐다는 이유로 과금한 요금 전액을 환불해주기로 했다.
통신사를 그대로 유지한 가입자는 별도로 신청하지 않아도 요금이 차감되며, 통신사를 바꾼 가입자는 추후 3개월간 환불 신청을 받기로 했다.
통신사를 바꾼 지 6개월이 넘었다면 청구서를 제출해야만 보상받을 수 있다.
음성 무제한으로 광고한 요금제에 가입한 약 2천508만명에게는 부가·영상 통화량이 무료 제공된다.
음성 무제한 요금제 광고 기간 가입자는 60분, 광고 기간 이후 가입자는 30분을 받게 된다. 받은 날로부터 3개월간 무료 통화량을 사용할 수 있다.
통신사를 바꾼 이용자가 변경 전 통신사에 신청하면 현재 통신사에서 보상받는 방안도 마련된다.
예를 들어 SK텔레콤의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했다가 지금은 KT를 사용하고 있다면, KT에서 LTE 쿠폰을 보상받는 방식이다.
앞으로 통신사들은 요금제 광고를 할 때 데이터나 음성통화 사용한도, 제한 요건을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공정위는 다음 달 26일까지 40일간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한 이후 동의의결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장덕진 공정위 소비자정책국장은 "올해 6∼7월 중 소비자들에 대한 보상이 시작되면 통신사들의 동의의결 이행 여부를 주기적으로 점검할 것"이라며 "정당한 이유 없이 동의의결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하루에 200만원 이하의 이행 강제금을 부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동통신 3사에 대한 동의의결은 공정위가 표시·광고법에 동의의결 제도를 도입한 이후 첫 사례다.
미국에서는 스포츠 브랜드 스케쳐스가 자사 운동화를 신으면 엉덩이·허벅지 근육 활동이 늘어나 체중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는 과장 광고를 했다가 2012년 동의의결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4천만달러(약 470억원)의 피해 보상을 한 사례가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