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과 러시아 3국간 협력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도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우리 정부의 초강경 대북 독자제재 방침에 따라 무기한 보류가 불가피해졌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중 본계약 체결을 목표로 러시아 측과 진행하던 나진-하산 프로젝트 관련 협의를 잠정 중단할 방침인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북한으로 흘러들어 가는 돈줄 죄고자 남북관계 최후의 보루로 꼽히던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하는 초강수를 둔 상황에서 역시 북측으로 현금이 유입될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계속 추진할 수는 없다는 게 정부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으로 핵·대량살상무기(WMD) 개발 자금이 유입되는 것을 원천 차단한다는 우리 정부의 방침에 따라 5·24 대북 제재조치의 예외로 간주되던 나진-하산 프로젝트에도 불똥이 튄 셈이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러시아산 유연탄 등을 러시아 하산과 북한 나진항을 잇는 54㎞ 구간 철도로 운송한 뒤 나진항에서 화물선에 옮겨 실어 국내 항구로 가져오는 복합물류 사업이다.
이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우리 측이 북한에 나진항 사용료 등을 지급하게 된다.
우리 정부는 2013년 11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러-북 간 합작사업으로 추진돼온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현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정책의 일환이기도 했다.
이후 3차례에 걸쳐 이뤄진 시범사업을 통해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경제성과 북한 나진항 시설에 대한 점검이 이뤄졌다.
작년 12월 3차 시범사업 때는 중국 백두산 지역에서 국내 기업이 생산한 생수가 북한 나진항을 거쳐 부산항에 도착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정부는 나진-하산 프로젝트와 관련해 러시아 측과 계약을 체결하게 될 국내 기업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사업 추진이 보류되면서 본계약 체결을 기약할 수 없게 됐다.
일각에서는 사업 추진이 잠정 중단되면서 계약 당사자인 러시아 측이 반발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