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남의 부인에게 독극물을 먹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40대 여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하현국 부장판사)는 5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한모(47·여)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한씨는 지난해 1월 21일 오후 11시 50분께 내연남의 부인 이모(당시 43세)씨 집에 찾아가 이씨에게 청산가리를 탄 소주를 먹여 살해한 혐의(살인)로 기소됐다.
법원에 따르면 한씨는 내연남과 피해자를 이혼시키려고 일부러 불륜 사실이 발각되도록 했다. 피해자에게서 "남편을 그만 만나달라'는 부탁과 함께 3억5천만원을 받고 각서를 쓰고도 불륜관계를 이어갔다.
재판부는 "불륜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살인이어서 동기가 불량한데다 한씨의 계획적인 범행으로 아홉 살 난 이씨의 딸은 한순간에 사랑하는 엄마를 잃었다"라면서 "한씨는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수사 과정에서 검찰과 경찰은 소주병에서 한씨의 지문이 나오지 않고 집안도 깨끗하게 치워져 있는 등 명백한 증거가 나오지 않아 애를 먹었다.
그러나 재판 막바지에 한씨의 휴대전화에 남은 기록을 복구한 결과 목장갑 등 범행 도구와 범행 수법을 적은 전자메모가 발견되면서 유죄 입증에 결정적 영향을 줬다.
앞서 검찰은 한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