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장 국민의당 '동행하나'·전남지사 더민주 '지킴이'
지방의원들도 정치적 이해관계 따라 행보…무소속 유동성 주목
더불어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인 국민의당이 4월 총선을 앞두고 광주·전남에서 가파른 대치전선을 형성하면서 총선에 출마할 예비후보뿐 아니라 단체장, 지방의원들도 정치적 행보를 달리하고 있다.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은 직접 총선에 뛰어들지는 않지만, 자신들이 속한 정당(정파)과 정치적 이해관계, 인연 등에 따라 총선을 두 달여 앞두고 지향점을 드러내고 있다.
수도권에선 총선 야권연대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광주·전남에서는 다야(多野) 구도로 치러질 것이 거의 확실시되는 만큼 어느 정당의 후보가 민심의 선택을 받느냐가 지방 정치세력의 재편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은 총선 구도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따라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에게는 이번 총선이 2년 후 지방선거 전초전 성격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광주는 윤장현 시장과 서구, 남구, 북구, 광산구청장이 더민주 소속이고 동구청장은 공석이다.
전남은 이낙연 지사와 15개 시·군 단체장이 더민주 소속이고 목포시장, 순천시장, 광양시장, 영광군수, 장성군수, 보성군수, 장흥군수는 무소속이다.
이 중 주목을 받고 있는 단체장은 윤 시장과 이 지사.
광역단체장으로서 조직력과 정치적 상징성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윤 시장과 이 지사는 다소 엇갈린 행보를 하고 있다.
2014년 광주시장 선거 과정에서 일부 반대 여론에도 안철수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몫으로 전략공천을 받아 '안철수 사람'으로 꼽히는 윤 시장은 안 의원과 '의리' 차원에서 국민의 당에 동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 윤 시장 측근이라고 '자처'하는 유재신 광주시체육회 상임부회장은 국민의 당 창당에 깊숙이 관여해 도덕적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등 윤 시장 측 인사들의 국민의당 선택이 눈에 띠고 있다.
특히 윤 시장은 자신이 속한 당 대표격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30일 5·18 관계자들과 가진 만찬에 불참하기도 했다.
반면, 이낙연 지사는 "당적을 변경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누차 강조하는 등 더민주 '지킴이'를 자임했다.
이 지사는 지난달 30일 5·18관계자들과 가진 만찬에 참석해 국보위 참여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는 김종인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더민주 소속 광주·전남 기초단체장 가운데 강진원 강진군수는 국민의 당 창당발기인 명단에 포함돼 사실상 국민의 당 지지를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소속 기초단체장 중 김성 장흥군수가 "더민주는 (정치적으로) 끝났다"며 국민의 당 창당발기인에 참여하는 등 무소속 단체장들의 유동성이 주목받고 있다.
더민주 관계자는 1일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은 수년 동안 닦아 놓은 조직이 있기 때문에 국회의원 후보들로서는 놓칠 수 없는 표밭"이라며 "따라서 이들의 선택지가 이번 총선에서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모 기초단체장은 "총선 후 지방선거까지 남은 2년 동안 정치권의 합종연횡이 예상되지만, 지지 여부에 따라 은원(恩怨) 관계가 확실한 정치권에서는 이번 총선을 매개로 맺어진 인연이 2년 후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에게는 역대 어느 선거 때보다 야권 후보들의 경쟁이 치열한 이번 총선이 '남의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