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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자매 상습폭행 아버지... 처벌은?

경찰, 쌍둥이 자매 상습폭행 아버지에게 재활치료 지원

By Shin Ji-hye

Published : June 18, 2015 -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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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술 취한 아버지로부터 상습 폭행을 당한 10대 쌍둥이 자매의 가족관계 유지를 위해 치료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나섰다.

경기 일산경찰서는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에게 상습폭행을 당
(123rf) (123rf)
한 쌍둥이 자매 백모(17)양 사건과 관련해 아버지를 처벌하는 대신 알코올 의존증과 심리 치료를 받도록 도와주는 아동보호사건으로 처리할 방침이라고 18일 밝혔다.

백 양 자매는 갓난아기 때 어머니가 집을 나간 뒤 아버지로부터 상습 폭행을 당했다.

평소에 자상하던 자매의 아버지가 술에 취하면 '엄마를 닮았다'는 이유로 자매에게 모진 폭행을 가했다고 한다.

동생은 폭행의 후유증으로 정신적 충격을 받으면 쓰러지는 전환장애라는 정신질환까지 않고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이어져 온 아버지의 폭행이 일상화됐으나 자매는 최근까지 경찰에 신고하거나 주위의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난달 중순 폭행을 견디다 못한 언니가 담임교사에게 '죽고 싶다'는 내용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메시지를 보낸 것이 계기가 돼 주위에 알려지게 됐다.

이후 담임교사의 신고로 경찰조사가 시작됐다.

백 양 자매는 보호자가 아버지밖에 없는 상황에서 강한 거부반응을 보이며 경찰 조사에 협조하려 하지 않았다.

담당 경찰관은 두 자매를 끈질기게 설득, 그간의 벌어진 일들에 대한 진술을 얻어냈다.

그러나 두 자매가 원한 것은 아버지에 대한 처벌이 아니라 적절한 치료를 통한 태도 변화였다.

이에 경찰은 두 자매의 뜻을 받아들여 아버지의 알코올 의존증 치료와 심리 치료를 지원하게 됐다.

또 두 자매에 대해서는 관계기관과 연계한 상담치료와 진로 지도 등으로 정상적인 생활 복귀를 돕고 있다.

일산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 송아영 경장은 "집을 나간 아내에 대한 불만이 쌍둥이 자매에 대한 폭행으로 이어진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송 경장은 "처벌보다는 가족관계 유지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가해자에게 치료, 심리 상담, 사회봉사 등을 주문하는 아동보호사건으로 처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