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청부살해 사건의 주범 윤길자(69·여)씨 남편 양남제분 류원기 회장이 1심을 뒤집고 집행유예로 감형받았다.
또 형 집행정지를 위해 허위 진단서를 발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주치의 박병우(55) 세브란스병원 교수도 항소심에서 벌금 500만원으로 감형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김용빈 부장판사)는 30일 박 교수에게는 벌금 500만원을, 류 회장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앞서 1심은 이들에게 징역 8월과 징역 2년을 각각 선고한 바 있다.
재판부는 “유죄로 인정된 혐의는 76억원 규모의 횡령·배임죄로 이는 윤씨와 관련이 없다”며 “형사 원칙상 친족의 행위로 불이익을 받으면 안 되므로 윤씨의 남편이라고 해서 무조건 중형을 선고할 수는 없다”고 전제했다.
박 교수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원심처럼 피고인들이 허위 진단서 발급을 대가로 1만 달러를 주고받은 혐의에 대해 이들이 돈을 주고받았다는 충분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박 교수가 2건의 허위 진단서를 작성했다는 원심의 판단을 뒤집고 1건에 대해서만 허위성을 인정,“진단한 병명 등은 사실에 부합하지만 `수감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됨`이라고 쓴 부분이 허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형 집행정지 결정은 검찰의 판단 몫”이라며 “비정상적인 형 집행정지 결정이 이뤄진 것이 단순히 박 교수의 진단서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기에 그에게 모든 책임을 묻는 것은 지나치다”고 밝혔다.
한편 윤씨는 지난 2002년 당시 자신의 사위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고 의심되는 여대생 하모씨(당시 22세)를 청부살해한 혐의로 2004년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2007∼2013년 형 집행정지 결정과 연장 결정을 수차례 받은 바 있다.
류 회장과 박 교수는 윤씨의 형 집행정지를 받아내려고 허위 진단서를 발급해 주는 대가로 1만 달러를 주고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해 9월 기소됐다.
(kh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