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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가 '섹스밸리'로 : CNN

By 신용배

Published : July 14, 2014 -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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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IT 메카인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여성 임원이 부하 여직원에게 성추행으로 고소당하는 초유의 스캔들이 일어났다.

 CNN과 USA투데이 등 미국 언론은 13일(현지시간) 야후의 전 직원인 중국계 여성 난 시(Shi)가 직속상관이었던 마리아 장 모바일 부문 선임 디렉터를 상대로  손해배상과 형사 처벌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건은 구글의 고위 임원이 매춘부에 의해 살해된 사건을 계기로 실리콘밸리 남성 종사자들의 그릇된 성문화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불거진 것이어서 더욱 세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올해까지 야후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한 시는 고소장에서 장 디렉터의 회유와 협박을 견디지 못하고 수시로 동침 요구에 응해 '구강 및 디지털 성교'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장 디렉터는 시에게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일자리와 주식, 미래를  빼앗아버리겠다고 협박하며 지속적으로 성행위를 요구했고, 성관계 직후에는 근무외 시간인데도 강도 높은 업무를 요구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도 일삼았다는 게 시의 주장이다.

시는 참다못해 성관계를 거부하자 장 디렉터에게 낮은 인사고과를 받고 해고 당했다고 말했다.

 시는 특히 성희롱 피해를 야후 인사과에 신고했으나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혀 이번 논란이 회사 전체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의 주장에 대해 야후는 대변인 성명을 내고 "장 디렉터는 모범적인 야후의 임원"이라며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하고 명예 회복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장 디렉터는 지난 4월 한 IT 전문지인 실리콘밸리비즈니스저널에서 '올해의  영향력 있는 여성' 중 한 명으로 선정되는 등 해당 업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인 물이다.

 여성 엔지니어의 멘토를 자처할 정도로 여성 IT 종사자의 복지와 여권신장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중국 베이징 출신으로 미국 오하이오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으며, 장 디렉터가 세운 모바일 회사인 '얼라이크'에 입사하면서 '악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 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질로우에서 근무한 장 디렉터는 얼라이크를 지난해 야후에 매각하면서 야후의 모바일 부문 책임자가 됐다.

 미국 언론은 실리콘밸리에서 여성이, 그것도 고위 임원이 동성간 성범죄에 연루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앞서 미 CNN 머니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 IT기업인 구글 임원이 매춘부에 의해 살해된 사건이 알려지면서 실리콘밸리의 성매매 실태가 재조명을 받고 있다.

CNN머니는 11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를 ‘섹스밸리’로 빗대어 표현한 제목의 기사에서 전세계 IT 산업의 중심지로서 막대한 자금이 몰리는 실리콘밸리에서 성매매 산업이 위험할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매체는 “실리콘밸리의 신생 기업들은 이제 수십억 달러 규모의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고 직원들은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다”며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매춘 여성들의 발언을 인용해 “현금을 넘치게 가진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익명의 한 매춘 여성은 주요 IT기업 종사자들로 이뤄진 단골 명단을 갖고 있다며 지난 10년간 이 분야에서 일하며 100만 달러 가까이 벌어들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글 임원의 살해 사건을 계기로 성매매 고객들과 종사자들의 안전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경찰의 단속 강화로 성매매 산업이 갈수록 음성화하면서 그에 따른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실제 구글 임원 포레스트 하이에스를 살해한 혐의로 지난 4일 체포된 실리콘밸리의 고급 매춘부 알릭스 티첼먼(26)도 경찰의 단속을 피해 요트 등에서 음성적으로 성매매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구글임원 하이에스를 살해한 혐의로 법정 출두한 티첼먼 (AP-Yonhap) 구글임원 하이에스를 살해한 혐의로 법정 출두한 티첼먼 (AP-Yonhap)


티첼먼은 지난해 11월 캘리포니아 산타크루즈 해변의 요트에서 하이에스와 성관계를 갖던 도중 미리 준비한 주사기로 하이에스의 팔에 마약을 투약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미 연방수사국(FBI)은 지난달 말 성매매 수요자와 공급자가 서로에 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성매매 알선 웹사이트 ‘마이레드북’을 폐쇄하고 개설자를 기소하기도 했다.

매춘 여성들은 이와 관련, 성매매 산업이 음성화될수록 관련된 사람 모두가 더 큰 위험에 처하게 된다며 우려하고 있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이 매체는 지난해 4월 15일자 기사에서도 높은 급여를 받는 젊은 남성들이 집중된 실리콘밸리가 성매매 산업 종사자들을 자석처럼 끌어당기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