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얘기 같지만, 분명 돈만을 위해 일하는 사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모두가, 그리고 자기 자신도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데 더 큰 의미를 두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춘기를 갓 벗어난 14세의 어린 나이에 나이에 할머니의 딸기잼 만드는 법을 전수받아 잼 회사를 차린 이후 승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잼보이' 프레이저 도허티 (26)의 말이다.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성공한 청년 창업가라는 별명이 따라다니는 도허티가 지난 4월 4일 더 K 호텔에서 열린㈜ 헤럴드와 서울 디자인재단이 공동 주최한 The K-스타일 디자인 페스티벌에 초대되어 약 350명의 관객에게 잼과 인생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직후 코리아헤럴드와 가진 인터뷰에서 도허티는 조금은 지쳐 보였지만 눈망울만은 여전히 빛나고 있었다.
“세계 어디를 가도 창업가들은 서로를 알아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들은 남들은 안된다고 생각하며 지레 포기하는 일도 끈질기게 사업 가능성을 타진해서 결국 사업을 벌리는, 긍정적인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무엇을 하고 무엇은 하지 말아야 될지는 정하느라 지나치게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입니다. 저는 하지 못한다는 말보다 하겠다는 말을 더 많이 하라고 조언합니다.”
10살 때 이미 소시지와 베이컨을 들고 가가호호 방문판매하는 일로 사업의 길에 접어들었던 도허티는 슈퍼잼을 설립해 2013년 기준 일년에 백만병 이상 판매되면서 매출은 200만 파운드(약 34억원)에 이르렀다.
한국에서도 지난 해 7월 19일에 런칭한 이래 3만병 가까이 팔리며 인기를 얻고 있다. 도허티는 만드는 잼만큼이나 인기가 높아 일본에서는 그의 이야기가 아침 TV 프로그램을 통해 재연되었을 정도다.
도허티 할머니의 비법은 설탕 대신 계속 졸인 주스를 이용하는 것. 이로 인해 단맛은 덜하지만 훨씬 깊고 진한 맛이 나 색다르면서도 맛있는 잼을 맛볼 수 있다. 현재 한국에서는 라즈베리, 블루베리 그리고 딸기 맛 잼이 팔리고 있다.
그러나 도허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사업가적인 수완을 발휘하여 과육과 씨를 제거한 어린이용 슈퍼잼 주니어를 곧 출시할 예정이며 한국적인 과일로 한국 소비자들을 위한 잼을 만들어 한국 시장을 본격 공략할 예정이다. 또한 TV 홈쇼핑으로도 잼을 출시하고 싶어한다.
“한국 사람들은 저의 이야기와 슈퍼잼 브랜드를 진심으로 좋아해주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충분한 사업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그런 도허티에게는 돈이나 인기가 목표가 아니다.
계란과 유제품만 먹는 채식주의자에 술이나 담배를 일절하지 않고 밤문화는 더더욱 좋아하지 않는 천연기념물같은 그는 아직 자기 소유의 집이나 자동차도 없다.
게다가 그가 버는 모든 수익은 재투자나 자선 사업에 쓰인다. 한국에 와서는 동대문 시장에서 쇼핑한 정장을 자랑하는 등 수수한 면모를 내보였다. 그에게는 물질보다는 환경, 동물의 권리, 그리고 다양한 사회적 이슈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일환으로 슈퍼잼은 최근 꿀벌들이 살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만들자는 의미로 도시양봉에 투자하고 있다. 도허티는 도시양봉업자들에게서 사온 꿀을 가지고 계절한정판 “슈퍼허니”를 출시하기도 했으며 한국에서도 서울도시양봉협동조합과 함께 활동을 벌이고 싶어한다. 서울도시양봉협동조합은 현재 서울시내에 약 50여개의 꿀벌통을 치고 있다.
그는 또한 갈수록 심화되는 고령화속에서 노인소외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도허티의 ’수퍼잼 티파티‘ 자선파티는 영국 곳곳의 양로원과 병원을 돌며 티파티를 하는 등 이미 유명하다.
“저는 노인문제를 다루는 사람은 아닙니다.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분들의 큰 고민 중 하나가 외로움이고, 티파티를 통해 서로 담소를 나누고 춤을 추고 웃으면서 오후 한나절을 즐겁게 보낼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좋지 않을까요?”
한국에서도 티파티를 열고 싶다는 도허티는 지난 4월 5일, 노인 복지시설을 찾아가 할머니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노인 문제는 가장 그 심각성이 제대로 인지되지 못한 부분입니다. 그들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도허티의 열정에 많은 사람들이 화답하고 있다. 그의 페이스북과 트위터 계정은 도허티표 자선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메시지를 보내며 그는 방한 중에도 수백 명의 인사들을 만났다고 한다.
도허티의 롤모델은 인도의 정치인 간디다. 도허티를 사람들에게 그들이 믿는 바를 따르라고 충고한다. “무엇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을 바꾸기 위해 무엇인가를 해보십시오. 절대 가만히 있다가 도리어 그 문제가 체화되어서는 안됩니다.”
도허티는 이제 26살이다. 그가 지금은 잼보이라는 별명과 14살의 창업 신화의 후광을 즐길 수 있겠지만, 얼마나 오래 갈 수 있을까. “잼보이의 이야기는 계속 진화할 것입니다. 10년 후에는 아마 다른 모습을 볼 수도 있겠지요. 저는 그냥 바로 다음 단계를 밟을 생각에 집중합니다. 제가 할 수 있고 해야하는 일을 하다보면 무엇인가 변해있지 않을까요.”
(코리아헤럴드 배지숙 기자 baejisook@heraldcorp.com)
‘Jam Boy’ talks life beyond money-making
The success story of “Jam Boy” Fraser Doherty, founder of SuperJam, has almost become legend.
At the age of 10 he was a door-to-door sausage salesman. By the time he turned 14, he had become a jam maker after learning his grandmother’s secret recipe that replaced sugar with highly reduced fruit juice.
In 2013, more than 1 million jars of SuperJam were sold in 20 countries grossing 3.4 billion won ($3.3 million) in sales. In Korea, more than 30,000 jars of SuperJam have been sold here since its Korean launch in July 2013.
The jams come in three flavors -- raspberry & cranberry, blueberry and black currant, and strawberry -- and they are far less sweet than others on the market. At the same time, however, the richness and density of the fruit flavors bring a unique experience.
The 26-year-old Scottish entrepreneur came to Korea this month, and on April 4, he gave a speech at The K-Style Design Festival held at The-K Hotel Seoul, co-hosted by the Herald Corp. and Seoul Design Foundation to promote design products that combine practicality, aesthetics and environmental values. Doherty related the story of SuperJam’s success and how graphically designing the jars and labels has earned him a coveted supply contract with the British retailer Waitrose and ultimately helped his career take off.
“Young entrepreneurs, anywhere I go, even from different cultures, find something in common and we know that. They see the world differently. While most people see the world with little opportunities, there is a sense of optimism among us,” Doherty told The Korea Herald after the lecture.
“People put barriers between what should happen and what should not, but I say, say more yes than no,” Doherty said.
Following his heart, Doherty is about to embark on new projects including the release of SuperJam Junior for children, which comes without seeds and fruit bits, the development of tailored jams for Koreans with Korean fruits, and diversified sales routes here including TV home shopping.
”I find that Korean people like my brand and my story. I find great opportunity here,” he said.
But for Doherty, a strict vegetarian who does not drink or smoke, satisfaction goes beyond money. He does not own a house or a car but feels happy with small things such as buying a new outfit at the Dongdaemun fashion market in eastern Seoul.
What he cares about are the environment, animal rights and issues such as the aging society.
In order to raise environmental awareness, SuperJam released a small amount of Super Honey in the U.K. that had been made on farms that did not use pesticides. Doherty is planning to team up with Urban Bee Seoul, which keeps about 50 beehives in the city.
SuperJam’s signature tea party has brought hundreds of elderly people in care homes or hospitals to chat, dance and laugh over tea and scones. The events are to be held in Seoul, too.
“The elderly are an underestimated people. I don’t focus on the problems they face and I don’t try to solve them. But if I could just give them a comfortable afternoon, that’s still great,” he said.
These activities are strictly not for profit, but have inspired many people around the world to follow suit. His Facebook and Twitter accounts are filled with people offering to help. “Most of the people that I work with like the fact that they are part of a story that is going somewhere,” he said.
Citing Gandhi as his inspiration, the young entrepreneur encouraged people to do what they believe in.
“If you think something is wrong about the world, just do what you can do to change it and don’t become part of the problem,” he said.
“The story of a Jam Boy is evolving and in 10 years’ time you may see something different. I just look one step forward and focus on what I do and can do,” he said with a smile.
By Bae Ji-sook (baejisoo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