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말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을 제보한 류영준 강원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사진)가 오랜 침묵을 깨고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유명 과학잡지 ‘네이처’와의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에서 류 교수는 논문 조작 제보를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스캔들 이후의 삶에 대해 솔직하게 밝혔다.
류 교수는 “황우석 사건의 본질은 타인의 희생과 삶을 한 개인의 성공을 위해 악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류 교수가 공식적으로 외국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황우석 사태’가 터진 후 8년 만이다.
그는 “나는 과학계의 최대 사기사건 중 하나를 파헤치게 된 수사에 책임이 있다”고 했다. 네이처는 “류 교수는 그 동안 지지와 야유를 한 몸에 받았다”며 “한국 사회가 ‘추락한 영웅의 유산’을 놓고 아직도 분열되어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류 교수는 지난해 12월 BRIC 사이트에 실명으로 그 동안의 지지에 대한 감사의 글을 올렸고, 이 내용이 기사화된 뒤 네티즌들의 반응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기사에 달린 댓글 중 90%는 류 교수의 제보가 한국의 줄기세포 연구를 몰락시켰으며, 줄기세포 연구에서 외국에게 뒤쳐지게 만들었고, 국익을 해쳤다고 비난했다.
류 교수는 2002년 서울대의 황우석 교수 연구팀에 합류했고, 황우석 교수팀이 2004년 유명 과학 잡지 ‘사이언스’에 실은 줄기 세포 생산에 대한 논문의 제2저자였다.
논문 출간 이후 황 전 교수가 영광을 누리는 동안 류 교수는 황 전 교수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황 교수의 주장과 달리 “인간 복제의 임상적 이용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판단한 그는 황우석 연구팀을 떠났다.
이듬해 황우석 연구팀이 사이언스에 게재한 논문에 대해 류 교수의 의문은 깊어졌다. “주요 구성원들이 빠졌음에도 단기간에 11개의 배아줄기세포를 배양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고 있었다.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네이처에 털어놓았다.
그는 황 전 교수가 열살 된 척추손상 어린이 환자에게 다시 걷게 해주겠다고 약속하고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라는 뉴스를 들었다. 이 환자의 건강을 해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는 무서웠고, 황우석의 사기행각을 멈춰야겠다고 결심하게 됐다.
류 교수가 MBC PD수첩에 황 전 교수의 논문 조작을 제보한 뒤, 그의 신분이 알려졌고, 황우석 지지자들의 공격이 시작됐다. 류 교수는 황 전 교수의 지지자들이 직장 상사와 아내에게 협박 메일을 보내고, 류 교수 블로그를 해킹하는 등 압박을 행사했다고 했다. 그는 직장을 그만두고, 8개월짜리 딸과 아내와 함께 여섯 달을 숨어 지냈다고 밝혔다.
어려웠던 시간에도 불구하고 류 교수는 ‘자신이 한 일’에 대해 후회가 없다고 했다. 네이처는 ‘황우석 교수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류 교수는 과학에 대한 신뢰를 버리지 않았다’며 그의 근황을 소개했다.
현재 류 교수는 강원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서울대에서 동물재생산생물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한편, 네이처는 지난달 ‘줄기세포의 귀환’이라는 제목으로, 황우석 전 교수의 근황과 줄기세포에 대한 그의 최근 연구 결과를 소개하는 기사를 게재한 바 있다.
(코리아헤럴드 옥현주 인턴기자 laeticia.ock@heraldcorp.com)
그는 “나는 과학계의 최대 사기사건 중 하나를 파헤치게 된 수사에 책임이 있다”고 했다. 네이처는 “류 교수는 그 동안 지지와 야유를 한 몸에 받았다”며 “한국 사회가 ‘추락한 영웅의 유산’을 놓고 아직도 분열되어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류 교수는 지난해 12월 BRIC 사이트에 실명으로 그 동안의 지지에 대한 감사의 글을 올렸고, 이 내용이 기사화된 뒤 네티즌들의 반응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기사에 달린 댓글 중 90%는 류 교수의 제보가 한국의 줄기세포 연구를 몰락시켰으며, 줄기세포 연구에서 외국에게 뒤쳐지게 만들었고, 국익을 해쳤다고 비난했다.
류 교수는 2002년 서울대의 황우석 교수 연구팀에 합류했고, 황우석 교수팀이 2004년 유명 과학 잡지 ‘사이언스’에 실은 줄기 세포 생산에 대한 논문의 제2저자였다.
논문 출간 이후 황 전 교수가 영광을 누리는 동안 류 교수는 황 전 교수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황 교수의 주장과 달리 “인간 복제의 임상적 이용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판단한 그는 황우석 연구팀을 떠났다.
이듬해 황우석 연구팀이 사이언스에 게재한 논문에 대해 류 교수의 의문은 깊어졌다. “주요 구성원들이 빠졌음에도 단기간에 11개의 배아줄기세포를 배양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고 있었다.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네이처에 털어놓았다.
그는 황 전 교수가 열살 된 척추손상 어린이 환자에게 다시 걷게 해주겠다고 약속하고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라는 뉴스를 들었다. 이 환자의 건강을 해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는 무서웠고, 황우석의 사기행각을 멈춰야겠다고 결심하게 됐다.
류 교수가 MBC PD수첩에 황 전 교수의 논문 조작을 제보한 뒤, 그의 신분이 알려졌고, 황우석 지지자들의 공격이 시작됐다. 류 교수는 황 전 교수의 지지자들이 직장 상사와 아내에게 협박 메일을 보내고, 류 교수 블로그를 해킹하는 등 압박을 행사했다고 했다. 그는 직장을 그만두고, 8개월짜리 딸과 아내와 함께 여섯 달을 숨어 지냈다고 밝혔다.
어려웠던 시간에도 불구하고 류 교수는 ‘자신이 한 일’에 대해 후회가 없다고 했다. 네이처는 ‘황우석 교수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류 교수는 과학에 대한 신뢰를 버리지 않았다’며 그의 근황을 소개했다.
현재 류 교수는 강원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서울대에서 동물재생산생물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한편, 네이처는 지난달 ‘줄기세포의 귀환’이라는 제목으로, 황우석 전 교수의 근황과 줄기세포에 대한 그의 최근 연구 결과를 소개하는 기사를 게재한 바 있다.
(코리아헤럴드 옥현주 인턴기자 laeticia.ock@heraldcorp.com)
<관련 영문 기사>
Whistle-blower tells story behind Hwang Woo-suk’s fraud
The man who blew the whistle on South Korean cloning specialist Hwang Woo-suk’s fraud has broken his eight-year silence to talk about his role in the scandal and the consequences he has faced.
“The nature of the Hwang scandal is the abuse of other people’s sacrifice and other people’s lives for personal success,” Ryu Young-joon, who was a key figure in Hwang’s laboratory for several years, told scientific journal Nature.
Ryu also said he was responsible for initiating the investigation that cast light on one of the biggest frauds in science.
He received little support and much criticism for what he did. According to online commentators, he was “revealing a petty truth,” “satisfying his arrogance” and “seriously injuring the nation” as the “entire project was stolen by other nations.”
Ryu joined Hwang’s laboratory at Seoul National University in 2002 to lead the study on creating a cloned human embryo and stem cells. Two years later, he wrote the first manuscript of an article on the work, which was later glorified as a breakthrough paving the way for new disease treatment.
While Hwang basked in glory, Ryu left the laboratory after realizing that human cloning had little potential for clinical applications.
After Hwang’s group published a follow-up, Ryu grew suspicious as he knew that it was “illogical” and “difficult” to pump out 11 embryonic stem cell lines in such a short time when important lab members were missing.
Ryu turned to local broadcaster MBC and tipped it off about the possible fraud in Hwang’s research. MBC’s documentary program unveiled the truth behind his achievement -- ethical violations and fraudulent research -- which led Seoul National University to open an investigation.
After the program aired, Ryu’s identity was leaked. Koreans, enraged by his revelations, blackmailed him and hacked his blog, pressuring him to quit his job. Ryu and his family went into hiding for the following months.
Ryu, however, has “no regrets” about his decision and the scandal did not ruin his faith in science, Nature reported.
He is now pursuing a doctoral degree in animal reproductive biology at Seoul National University and working in the pathology department at Kangwon National University.
Meanwhile, Nature recently published an article titled “Cloning Comeback,” featuring Hwang’s recent findings on cloning.
By Ock Hyun-ju, Intern reporter (laeticia.ock@heraldcorp.com)
Whistle-blower tells story behind Hwang Woo-suk’s fraud
The man who blew the whistle on South Korean cloning specialist Hwang Woo-suk’s fraud has broken his eight-year silence to talk about his role in the scandal and the consequences he has faced.
“The nature of the Hwang scandal is the abuse of other people’s sacrifice and other people’s lives for personal success,” Ryu Young-joon, who was a key figure in Hwang’s laboratory for several years, told scientific journal Nature.
Ryu also said he was responsible for initiating the investigation that cast light on one of the biggest frauds in science.
He received little support and much criticism for what he did. According to online commentators, he was “revealing a petty truth,” “satisfying his arrogance” and “seriously injuring the nation” as the “entire project was stolen by other nations.”
Ryu joined Hwang’s laboratory at Seoul National University in 2002 to lead the study on creating a cloned human embryo and stem cells. Two years later, he wrote the first manuscript of an article on the work, which was later glorified as a breakthrough paving the way for new disease treatment.
While Hwang basked in glory, Ryu left the laboratory after realizing that human cloning had little potential for clinical applications.
After Hwang’s group published a follow-up, Ryu grew suspicious as he knew that it was “illogical” and “difficult” to pump out 11 embryonic stem cell lines in such a short time when important lab members were missing.
Ryu turned to local broadcaster MBC and tipped it off about the possible fraud in Hwang’s research. MBC’s documentary program unveiled the truth behind his achievement -- ethical violations and fraudulent research -- which led Seoul National University to open an investigation.
After the program aired, Ryu’s identity was leaked. Koreans, enraged by his revelations, blackmailed him and hacked his blog, pressuring him to quit his job. Ryu and his family went into hiding for the following months.
Ryu, however, has “no regrets” about his decision and the scandal did not ruin his faith in science, Nature reported.
He is now pursuing a doctoral degree in animal reproductive biology at Seoul National University and working in the pathology department at Kangwon National University.
Meanwhile, Nature recently published an article titled “Cloning Comeback,” featuring Hwang’s recent findings on cloning.
By Ock Hyun-ju, Intern reporter (laeticia.oc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