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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실각' 누가 주도…정부 "최룡해와 무관"

By 윤민식

Published : Dec. 4, 2013 -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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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1위원장(왼쪽)과 장성택 부위원장 등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고사령관 추대일을 맞아 지난 2012년 12월 24일 0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김일성ㆍ김정일 시신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1위원장(왼쪽)과 장성택 부위원장 등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고사령관 추대일을 맞아 지난 2012년 12월 24일 0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김일성ㆍ김정일 시신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보 당국이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밝힌 북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이 사실이라면 누가, 왜 이런 일을 주도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장 부위원장의 '실각' 이유로 가장 가능성이 커 보였던 것은 장 부위원장과 함께 김정은 체제에서 양대 축을 형성했던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과 권력다툼이다.

김정은 체제는 장 부위원장이 노동당과 내각을, 최 총정치국장이 군을 관할하는 형태의 구도를 갖췄고, 이 속에서 최 총정치국장이 군부를 등에 업고 힘이 커지면서 갈등이 생겼다는 추론이다.

한때 호형호제하는 사이였지만 권력을 놓고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이 김정은 국방 위 제1위원장의 집권 2년을 앞두고 장 부위원장의 실각으로 폭발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4일 국회 외교통일위 긴급간담회에 출석해 최룡해 총정치국장과의 권력 투쟁이 장성택 실각설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이번에는 그것과는 깊은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추측한다"고 답했다.

장 부위원장의 실각에 최 총정치국장이 관련이 없다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주도로 이뤄졌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현재 북한 김정은 체제의 2인자였던 장 부위원장을 향해 칼끝을 겨눌 수 있는 사람은 김 제1위원장과 최 총정치국장 정도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김 제1위원장이 장 부위원장에게 과도한 권력집중을 견제하기 위해 노동당 행정부 간부들의 비리를 찾아내 처형하고 장 부위원장의 목을 죄는 방식으로 이어가는 것이라는 관측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김정은 제1위원장이 자신의 유일 통치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과연 국정운영 경험이 부족하고 권력기반이 여전히 공고하지 못한 김 제 1위원장이 단독으로 그같은 일을 할 수 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만큼 개인한테 권력을 집중시킬 수 있었을지 의문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 다.

이에 따라 오히려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각본을 짜고 김 제1위원장이 재가하는 방식으로 장 부위원장에 대한 '옥죄기'가 이뤄졌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장 부위원장의 실각이 사실이라면 노선 갈등에서 비롯됐을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장 부위원장이 박봉주 내각 총리 등과 함께 경제단위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개혁 조치와 경제개발구를 확대하는 개방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정책에 반대하는 세력이 견제구를 날린 것이라는 설명이다.

2002년 시장경제 요소를 일부 도입한 7•1경제관리 개선 조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군부와 당내 원로 보수세력에 의해 박봉주 당시 총리가 지방으로 좌천되는 아픔을 겪었다.

장용석 선임연구원은 "장 부위원장은 김정은 권력의 한 축이기도 하지만 변화를 모색하는 세력의 중심에 서 있기도 하다"며 "따라서 노선갈등의 문제가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의 문제라든가 장 부위원장의 종파주의 문제라는 식으로 제기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관련 영문 기사>

Choe Ryong-hae in spotlight after Jang’s alleged purger

By Choi He-suk

The alleged removal of the North Korean leader’s powerful uncle Jang Song-thaek put the spotlight on Choe Ryong-hae, who is believed to be Jang’s rival and to control the country’s military.

Choe is a vice marshal of North Korea’s military and the chief of the General Political Bureau, a powerful military organ under the direct control of the ruling Workers’ Party.

Without Jang, Choe, a loyalist of the Kim dynasty, is considered to be in an unrivaled position, with his level of authority overshadowed only by that of Kim Jong-un.

Some speculate that Jang’s downfall may be the result of his long-standing power struggle with Choe.

Choe’s family is part of the North Korean power elite. He is a son of Choe Hyon, a prominent partisan revolutionary who fought against Japanese colonialists alongside North Korea’s founder Kim Il-sung.

After the 1945 liberation, Choe rose within North Korea’s military and played a major role in the 1950-53 Korean War.

Choe is supported by a tight group of close associates who have risen to key posts within the military after the death of Kim Jong-il in 2011.

Both Jang Jong-nam, the minister of the People’s Armed Forces, and chief of the Korean People’s Army Ri Yong-gil are said to be part of a group referred to as “Choe’s men.”

In terms of family prestige, being a descendant of an anti-Japanese partisan revolutionary is second only to being a member of the Kim family in North Korea, Sejong Institute senior research fellow Cheong Seong-chang wrote in a recent column.

Due to his lineage, Choe grew up in close proximity to the Kim family and developed close ties with Kim Jong-il and Kim Kyong-hui, the current North Korean leader’s father and aunt, respectively.

According to Cheong, Choe’s relationship with the two brought them close enough to allow him to call the two elder Kims brother and sister.

Although Choe may be the second most powerful man in Pyongyang for now, experts say that such a status does not protect him from being removed as easily and quickly as Jang Song-thaek was.

According to Daniel Pinkston of the International Crisis Group, purges allow dictators to maintain their grip on power as long as they remain a “random or low probability event.”

(cheesu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