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일부 학교가 화장실에 CCTV를 설치하거나 복도에서의 대화내용을 녹음해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도교육청 감사관에 따르면 도내 한 중학교는 2012년 2월 학교건물 2층과 3 층 남녀화장실 4곳 내부에 CCTV를 각각 1대씩을 설치해 1년이 넘도록 운영했다.
CCTV는 화장실 안쪽을 비추고 있어 학생들이 볼일을 보러 칸 안으로 들어갔다 나오는 장면이 그대로 녹화됐다.
이 CCTV로 촬영된 영상은 교무실에 설치된 화면으로 생중계되다시피 외부로 노출됐다.
화면은 학교 관리인만 볼 수 있도록 했지만 학생들은 화장실 안에서도 일거수일 투족을 감시 받아 왔다.
학교는 감사조사에서 "화장실 칸 출입문 훼손과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설치했지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학생들의 인권침해 소지가 분명한 곳에 CCTV를 설치하면서 학교운영 위원회에서 충분히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도 보고 있다.
도교육청 감사관 관계자는 "학교운영위원회 회의록에 화장실 내 CCTV 설치에 대 한 언급이 나오긴 하지만 이를 두고 논의한 기록은 없다"며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곧바로 철거 조처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한 초등학교는 2012년 8월 '학교폭력 발생에 따른 민원해결'을 이유로 들며 학교건물 복도 등에 녹음할 수 있는 CCTV 4대를 설치했다.
학생들은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며 학생과 교사들의 대화내용은 고스란히 녹음, 저장돼왔다. 이 또한 관련 법률이 금지하는 행위다.
도교육청은 4월 9일부터 6월 28일까지 도내 모든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CCTV 설치과정, 관리현황 등을 1차 서류조사, 2차 방문조사(177교)를 한 결과 불법 또는 부당설치 및 운영한 25교를 잡아냈다.
<관련 영문 기사>
Schools caught running CCTV in violation of rules
Two dozen schools in Gyeonggi Province have been caught installing monitoring devices in private areas including restrooms in violation of regulations, authorities said Friday.
The Gyeonggi Provincial Office of Education carried out an investigation into 177 schools from April to June and discovered that 25 schools operated CCTVs in a way that undermines the students’ privacy or basic human rights.
According to the education supervisory body, one middle school was operating four CCTVs inside school restrooms since February last year. “We installed CCTVs in school restrooms to prevent vandalism of toilet doors and school violence,” the school said. Students were unaware that they were being monitored and teachers could watch them in real-time through CCTVs.
In August last year, one elementary school set up four CCTVS in school hallways that captured students’ conversations in a bid to prevent school violence. The installation, which violates related regulations, was made without any discussion with students or parents.
By Yoon Ha-youn, Intern reporter
(yhayo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