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막사(barracks) 생활 대공개-2 (1)
1. inspection
한국군, 미군 그리고 보직과 unit에 관계없이 inspection(검열)을 한다고 하면 긴장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군은 점호(roll call)이 취침전에 하는 일과이기도 하고 힘든 일이기도 하죠. 가장 치열하고 가열차게 빡세게 tough하게 inspection하는 것은 일단은 카투사들이 모두 거쳐가는 논산훈련소(boot camp)겠지요. 훈련소(basic combat training)니까요. 그 ‘훈련소’라는 이름에 걸맞게 카투사들이 논산훈련소를 퇴소하고 의정부로 이동해서 3주간 머물게 되는 ‘카투사 후반기 교육대’인 KTA(KATUSA Training Academy)에서의 inspection도 치열합니다.
논산훈련소에서 5주간 빡세게 훈련받고 드디어 자랑스러운 이병(PV2) 계급장(insignia)을 달고 KTA로 넘어왔으니 어느정도 점호는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들 합니다. 하지만 역시 초반에는 힘든 부분들이 많죠. 적응(adaptation)이 안되는 거죠. 2-30명이 한 내무실을 사용하다가 3인 1실로 침대까지 있고 방마다 화장실이 있는 곳에서 정리와 정돈, 그리고 구석구석 청소한다는 것은 rule을 조교(drill sergeant)들이 설명해 준다고 해도 처음에는 제대로 할 수가 없습니다. 한두번 엉망진창이라는 욕(?)을 먹고 다시 깨끗하게 치우고 정리를 하고 나면 다음날은 조교들이 이제는 정말 말 그대로(literally, to the letter, by the book) 흰 장갑을 끼고 방으로 들어옵니다. 하얀 장갑을 끼고 구석구석을 문질러 대는데 까만 먼지가 안 묻어나는 곳이 과연 있을까요? 그런 무시무시한 inspection을 몇 번 받다보면 어느 정도 준비가 되는데요 그때가 되면 이제 KTA를 퇴소하게 됩니다. 좀 적응했다 싶을 때 논산훈련소를 퇴소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이제 카투사로 미군부대에서 지낼만하게 된 겁니다.
한국군에서의 roll call과 inspection은 ‘각 잡기’로 시작해서 ‘각 잡기’로 끝난다고 할 수 있겠지요. 미군도 별다르지 않습니다. ‘각 잡기’가 분명 있답니다. ‘bedding, making a bed’이라고 해서 침대위에 흰 침대보(bed sheet)로 역시 아주 타이트하게 덮어야 합니다. 그 위에 침대 매트리스를 국방색 담요(blanket)로 팽팽하게 싸매고 나서(그때 모서리의 접히는 각도는 45도이어야 합니다) 위에 이불을 각 잡아서 덮고 베개도 각도 맞춰서 놓게 됩니다. Room inspection에 있어서 가장 기초랍니다. 이게 제일 쉽다는 거죠.
Built-in Closet에 옷을 옷걸이(hanger)에 걸어서 넣게 되는데 그때 옷걸이와 옷걸이 사이의 거리도 철저하게 3cm로 동일하게 유지해야 하며 동시에 옷을 거는 순서(order, sequence)도 지켜야 합니다. 한국군 훈련소에나 한국군 자대배치후에 개인별로 지급받는 옷장보다 훨씬 큽니다. 가정집에 있는 장롱이라고 생각하시면 되요. 서랍장 안에 넣는 속옷과 양말도 규정(rules and regulations)대로 말아서 수납이 되어 있는지도 당연히 봅니다. 가장 어려운 단계인 먼지와 물기제거(remove moisture)가 남았습니다. 창틀(windowsill, window frame, window ledge), 침대틀(bedstead), 서랍장(drawer)과 협탁(bedside table) 주변에 있는 먼지를 제거해야 하는데 어리바리(clumsy)한 신병들에게 쉽지 않은 일입니다. 화장실에 물기도 제거해야 하는데 이거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물기는 없애야 하되 세면대(washstand)는 이빨 사이에 낀 고춧가루가 보일만큼 번쩍번쩍 윤이 나게 닦아야 합니다. 윤이 나게 하기 위해서는 물을 사용해야 하는데 물기를 없애야 한다는 거죠. inspection으로 조교나 NCO(non-commissioned offer; 부사관)가 들어와서 한번에 통과시킬 리가 없습니다. 신병들에게는 불가능한(next to impossible) mission을 주고 훈련을 시키는 겁니다. 군화(combat boots)와 운동화도 깨끗이 닦여 있어야 합니다. 한국군과 달리 미군과 카투사들이 지급받는 군화는 구두약(shoe polish)을 바르지 않는 깃으므로 윤(shine, gloss)이 나는 것을 기대하지는 않지만 먼지는 구두 밑창(sole)이던 어디에도 없어야 합니다.
2. 버퍼(buff)
시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대형건물은 대부분 1층(ground floor) 바닥이 대체로 대리석(marble)등으로 되어 있는데요, 그것을 깨끗하게 하기 위한 원형으로 된 대걸레(mop)를 부착한 기계를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원형 걸레가 돌아가고 바닥에 약을 뿌려서 닦는 일을 청소직원(janitor)분들이 하는 것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기계가 아니라면 원통으로 된 것이 돌아가는 대걸레 같은 장비를 손으로 잡고 좌우로 움직이면서 닦기도 하죠. 미군 막사도 대부분 대리석 바닥입니다. 따라서 관리를 꾸준히 해 주면 깨끗함이 눈에 띄는데요 그 걸레질 하는 것을 ‘buff’라고 합니다. 대형건물은 사람이 올라타고 돌아다니는 전기자동차가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손으로(manual) 움직여야 합니다. 전기코드가 있어서 걸레가 윙~ 돌아가는 것만 자동인 거죠.
특이한 건, 미군부대에서는 그것을 모두 buffer이라고 한다는 거죠. buff라는 단어의 뜻이 동사로 ‘광을 내다’이기 때문에 buffer라는 말은 없고요, 제대로 말하면 buffing이 맞습니다. 보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균형을 잘못 잡으면 좌우로 기계가 막 튀어다닙니다. 그래서 큰 규모로 청소를 하게 되면 buffing 담당은 늘 NCO급(SPC이나 CPL이상)에서 하는 편입니다. 뭘 대단한 것도 아니지만, 능숙하게 약(cleanser; multi-purpose)을 뿌려서 적절한 힘을 주어서 지속적인 강도와 속도(pace, velocity)로 하지 않으면 얼룩이 지게 되어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가 나옵니다. 따라서 두 번, 세 번 일하고 싶지 않다면 상병정도는 되어야 쉽사리 끝납니다. 기준(set the standards)을 세우고자 하는 MP는 역시 바닥 닦는 것도 최상을 유지하고자 노력합니다. 그래서인지 몇 번이고 다시 닦아야 하는 일들이 늘 MP unit에서는 있곤 합니다. 제가 있던 MP station만 그랬던 것일지도 모르지만 말이죠.
모든 unit에서 늘 바닥이 윤이 반짝반짝 나는 그런 수준으로 buffing하지는 않습니다. 타 막사와 unit을 patrol할 때 다녀본 바로는 엉망진창으로 buffing해서 mess-up을 만들어 놓고 그냥 버티는 unit들이 상당히 많더군요. 아마 buffing에 있어서도 MP unit이 가장 윤이 나고 반짝반짝하게 잘 할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도 한번 buffing을 망친 적이 있습니다. 좀더 깨끗하게 해 보겠다고 cleanser를 좀 더 바닥에 뿌리고 괜히 한두번 뭔가 더 했었는데요, 완전히 바닥이 하얗게 일어나서 아주 난리가 났었죠. cleanser인 ‘multi-purpose’ 약품은 약하게 산성액체라서 잘못 닦으면 바닥이 벗겨지는 것으로 끝나거든요. 당시 여자 SSG이 와서 보더니, 이게 뭐하는 거냐고, 당장 다시 하라고 소리를 지르고 갔죠. 빨리 끝내고 쉬고 싶었는데 괜히 대충 하다가 일만 늘어났던 추억이 생각납니다. 제대하고 나서 큰 사무실 건물에서 아저씨들이 청소하는 모습을 보면 부대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한번 빌려서 해보겠다고 할까? 이런 말도 안되는 생각도 하면서 말이죠 ~^^.
(카투사 필독서 : “카투사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 에 나오지 않는 내용들을 업데이트 형식으로 올려드리고 있습니다.)
1. inspection
한국군, 미군 그리고 보직과 unit에 관계없이 inspection(검열)을 한다고 하면 긴장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군은 점호(roll call)이 취침전에 하는 일과이기도 하고 힘든 일이기도 하죠. 가장 치열하고 가열차게 빡세게 tough하게 inspection하는 것은 일단은 카투사들이 모두 거쳐가는 논산훈련소(boot camp)겠지요. 훈련소(basic combat training)니까요. 그 ‘훈련소’라는 이름에 걸맞게 카투사들이 논산훈련소를 퇴소하고 의정부로 이동해서 3주간 머물게 되는 ‘카투사 후반기 교육대’인 KTA(KATUSA Training Academy)에서의 inspection도 치열합니다.
논산훈련소에서 5주간 빡세게 훈련받고 드디어 자랑스러운 이병(PV2) 계급장(insignia)을 달고 KTA로 넘어왔으니 어느정도 점호는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들 합니다. 하지만 역시 초반에는 힘든 부분들이 많죠. 적응(adaptation)이 안되는 거죠. 2-30명이 한 내무실을 사용하다가 3인 1실로 침대까지 있고 방마다 화장실이 있는 곳에서 정리와 정돈, 그리고 구석구석 청소한다는 것은 rule을 조교(drill sergeant)들이 설명해 준다고 해도 처음에는 제대로 할 수가 없습니다. 한두번 엉망진창이라는 욕(?)을 먹고 다시 깨끗하게 치우고 정리를 하고 나면 다음날은 조교들이 이제는 정말 말 그대로(literally, to the letter, by the book) 흰 장갑을 끼고 방으로 들어옵니다. 하얀 장갑을 끼고 구석구석을 문질러 대는데 까만 먼지가 안 묻어나는 곳이 과연 있을까요? 그런 무시무시한 inspection을 몇 번 받다보면 어느 정도 준비가 되는데요 그때가 되면 이제 KTA를 퇴소하게 됩니다. 좀 적응했다 싶을 때 논산훈련소를 퇴소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이제 카투사로 미군부대에서 지낼만하게 된 겁니다.
한국군에서의 roll call과 inspection은 ‘각 잡기’로 시작해서 ‘각 잡기’로 끝난다고 할 수 있겠지요. 미군도 별다르지 않습니다. ‘각 잡기’가 분명 있답니다. ‘bedding, making a bed’이라고 해서 침대위에 흰 침대보(bed sheet)로 역시 아주 타이트하게 덮어야 합니다. 그 위에 침대 매트리스를 국방색 담요(blanket)로 팽팽하게 싸매고 나서(그때 모서리의 접히는 각도는 45도이어야 합니다) 위에 이불을 각 잡아서 덮고 베개도 각도 맞춰서 놓게 됩니다. Room inspection에 있어서 가장 기초랍니다. 이게 제일 쉽다는 거죠.
Built-in Closet에 옷을 옷걸이(hanger)에 걸어서 넣게 되는데 그때 옷걸이와 옷걸이 사이의 거리도 철저하게 3cm로 동일하게 유지해야 하며 동시에 옷을 거는 순서(order, sequence)도 지켜야 합니다. 한국군 훈련소에나 한국군 자대배치후에 개인별로 지급받는 옷장보다 훨씬 큽니다. 가정집에 있는 장롱이라고 생각하시면 되요. 서랍장 안에 넣는 속옷과 양말도 규정(rules and regulations)대로 말아서 수납이 되어 있는지도 당연히 봅니다. 가장 어려운 단계인 먼지와 물기제거(remove moisture)가 남았습니다. 창틀(windowsill, window frame, window ledge), 침대틀(bedstead), 서랍장(drawer)과 협탁(bedside table) 주변에 있는 먼지를 제거해야 하는데 어리바리(clumsy)한 신병들에게 쉽지 않은 일입니다. 화장실에 물기도 제거해야 하는데 이거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물기는 없애야 하되 세면대(washstand)는 이빨 사이에 낀 고춧가루가 보일만큼 번쩍번쩍 윤이 나게 닦아야 합니다. 윤이 나게 하기 위해서는 물을 사용해야 하는데 물기를 없애야 한다는 거죠. inspection으로 조교나 NCO(non-commissioned offer; 부사관)가 들어와서 한번에 통과시킬 리가 없습니다. 신병들에게는 불가능한(next to impossible) mission을 주고 훈련을 시키는 겁니다. 군화(combat boots)와 운동화도 깨끗이 닦여 있어야 합니다. 한국군과 달리 미군과 카투사들이 지급받는 군화는 구두약(shoe polish)을 바르지 않는 깃으므로 윤(shine, gloss)이 나는 것을 기대하지는 않지만 먼지는 구두 밑창(sole)이던 어디에도 없어야 합니다.
2. 버퍼(buff)
시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대형건물은 대부분 1층(ground floor) 바닥이 대체로 대리석(marble)등으로 되어 있는데요, 그것을 깨끗하게 하기 위한 원형으로 된 대걸레(mop)를 부착한 기계를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원형 걸레가 돌아가고 바닥에 약을 뿌려서 닦는 일을 청소직원(janitor)분들이 하는 것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기계가 아니라면 원통으로 된 것이 돌아가는 대걸레 같은 장비를 손으로 잡고 좌우로 움직이면서 닦기도 하죠. 미군 막사도 대부분 대리석 바닥입니다. 따라서 관리를 꾸준히 해 주면 깨끗함이 눈에 띄는데요 그 걸레질 하는 것을 ‘buff’라고 합니다. 대형건물은 사람이 올라타고 돌아다니는 전기자동차가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손으로(manual) 움직여야 합니다. 전기코드가 있어서 걸레가 윙~ 돌아가는 것만 자동인 거죠.
특이한 건, 미군부대에서는 그것을 모두 buffer이라고 한다는 거죠. buff라는 단어의 뜻이 동사로 ‘광을 내다’이기 때문에 buffer라는 말은 없고요, 제대로 말하면 buffing이 맞습니다. 보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균형을 잘못 잡으면 좌우로 기계가 막 튀어다닙니다. 그래서 큰 규모로 청소를 하게 되면 buffing 담당은 늘 NCO급(SPC이나 CPL이상)에서 하는 편입니다. 뭘 대단한 것도 아니지만, 능숙하게 약(cleanser; multi-purpose)을 뿌려서 적절한 힘을 주어서 지속적인 강도와 속도(pace, velocity)로 하지 않으면 얼룩이 지게 되어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가 나옵니다. 따라서 두 번, 세 번 일하고 싶지 않다면 상병정도는 되어야 쉽사리 끝납니다. 기준(set the standards)을 세우고자 하는 MP는 역시 바닥 닦는 것도 최상을 유지하고자 노력합니다. 그래서인지 몇 번이고 다시 닦아야 하는 일들이 늘 MP unit에서는 있곤 합니다. 제가 있던 MP station만 그랬던 것일지도 모르지만 말이죠.
모든 unit에서 늘 바닥이 윤이 반짝반짝 나는 그런 수준으로 buffing하지는 않습니다. 타 막사와 unit을 patrol할 때 다녀본 바로는 엉망진창으로 buffing해서 mess-up을 만들어 놓고 그냥 버티는 unit들이 상당히 많더군요. 아마 buffing에 있어서도 MP unit이 가장 윤이 나고 반짝반짝하게 잘 할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도 한번 buffing을 망친 적이 있습니다. 좀더 깨끗하게 해 보겠다고 cleanser를 좀 더 바닥에 뿌리고 괜히 한두번 뭔가 더 했었는데요, 완전히 바닥이 하얗게 일어나서 아주 난리가 났었죠. cleanser인 ‘multi-purpose’ 약품은 약하게 산성액체라서 잘못 닦으면 바닥이 벗겨지는 것으로 끝나거든요. 당시 여자 SSG이 와서 보더니, 이게 뭐하는 거냐고, 당장 다시 하라고 소리를 지르고 갔죠. 빨리 끝내고 쉬고 싶었는데 괜히 대충 하다가 일만 늘어났던 추억이 생각납니다. 제대하고 나서 큰 사무실 건물에서 아저씨들이 청소하는 모습을 보면 부대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한번 빌려서 해보겠다고 할까? 이런 말도 안되는 생각도 하면서 말이죠 ~^^.
(카투사 필독서 : “카투사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 에 나오지 않는 내용들을 업데이트 형식으로 올려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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