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호텔롯데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들의 지지를 입증하라고 요구했다.
롯데그룹이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가운데 상장을 추진 중인 호텔롯데의 지배구조 안정성에 이상이 없음을 증명하라는 것이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의 지분 19.07%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3일 "의무보호예수 문제라는 1차적인 걸림돌은 해결됐지만 경영권 분쟁 변수는 남아 있다"며 "호텔롯데는 신동빈 회장의 경영활동을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들이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배구조 안정성은 거래소 상장 심사의 핵심 요인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없음을 확인하겠다는 의도다.
이에 따라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 과반 이상이 신 회장을 지지한다는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롯데그룹은 지난 8월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가 신동빈 회장의 승리로 끝난 만큼 지지 입증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8월 17일 도쿄에서 열린 임시총회 당시 롯데홀딩스 주주들은 신동빈 회장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경영을 추진하길 희망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롯데홀딩스는 밝힌 바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거래소의 요구에 따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들의 지지를 확인하는 자료를 성실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거래소의 규정 개정으로 호텔롯데 상장 과정에서 우려됐던 문제가 해소된 만큼 상장이 무리 없이 진행될 것"이라며 "국민께 약속한 대로 내년 1분기 상장을 목표로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호텔롯데 상장을 가로막았던 보호예수 문제는 한국거래소의 제도 개편으로 해결됐다.
거래소는 보호예수제도를 합리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시행세칙 개정안을 3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동의가 없어도 호텔롯데의 상장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호텔롯데 상장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현 시점의 상장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쳐왔다.
이 때문에 보호예수 문제는 호텔롯데 상장에서 면세점 재허가 승인, 경영권 분쟁과 함께 주요 걸림돌로 꼽혀왔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 재승인 실패로 자금 조달 규모가 기대에 못 미칠 수는 있지만 상장 자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호텔롯데는 이르면 이달 중순 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거래소가 '패스트트랙'(상장심사 간소화)을 적용하면 내년 1월에 상장이 승인될 수 있고, 이후 수요 예측과 공모 절차 등을 거쳐 이르면 3월께 상장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