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중 절반 이상이 내년 경영기조로 '긴축경영'을 꼽은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35개사를 대상으로 시행한 '2016년 최고경영자 경제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2.3%는 내년도 경영계획의 방향성을 '긴축경영'이라고 답했다. '현상유지'라고 답한 CEO는 30.2%였고 '확대경영'은 17.4%에 불과했다.
특히 '긴축경영'이라는 응답은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 답을 선택한 대기업 CEO는 지난해(51.4%)보다 15.3%포인트 증가한 66.7%였고 중소기업 CEO는 지난해(31.5%)보다 14.3%포인트 증가한 45.8%인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조사에서 나타난 '긴축경영' 응답비율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촉발된 시점인 2008년 12월 조사(67.1%)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나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것이라고 경총은 전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응답자의 75.7%가 현재 경기 상황을 '장기형 불황'으로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 경기상황을 '경기 저점'이라고 평가한 비율은 91.0%로 매우 높게 나타난 반면 경기저점 통과 후 회복 국면으로 진입했다는 응답은 5.5%에 불과했다.
국내 경기의 회복세가 본격화되는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40.8%가 '상당기간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이같은 경기전망은 중소기업(38.2%)보다 대기업(46.3%)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이들 CEO는 내년 경제성장률(GDP 기준)을 평균 2.7%로 내다봤다. 이는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전망한 내년도 경제성장률인 3%대 초반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내년도 투자 규모에 대해 대기업 CEO 41.2%는 '소폭 축소', 중소기업 CEO 45.6%는 '금년 수준'이라고 답했다.
채용규모에 대해서는 대기업의 경우 '소폭 축소'라는 응답이 36.8%로 가장 많았고 중소기업의 경우 '금년 수준'이라는 응답이 56.1%로 가장 많았다.
또 정부에서 추진 중인 4대 개혁 중 가장 시급한 것으로 '노동개혁'(61.8%)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공공개혁'(23.6%), '금융개혁'(9.9%), '교육개혁'(4.7%) 순이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조치로는 '적극적 규제 완화'(31.5%)와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23.7%)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시장경제에 대한 올바른 인식 확산'(10.7%), '투자 및 창업에 대한 금융, 세제 지원'(10.5%) 순이었다.
무역비중이 높은 기업을 대상으로 최소한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환율을 조사한 결과 원/달러 환율은 평균 1천87.2원, 원/100엔 환율은 평균 986.2원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30일까지 경총 회원사 및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설문에 응한 기업 235개사 중 대기업은 69개사, 중소기업은 166개사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