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 들어간 뒤 실종됐던 사우디 반정부 언론인이 영사관 안에서 피살된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 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익명의 터키 당국자들을 인용해 실종된 사우디 저명 언론인 자말 카쇼그기의 행방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당국자가 "카쇼그기가 총영사관에서 살해됐다는 것이 터키 경찰의 초기 평가"라면서 "살인은 사전에 계획됐으며 시신은 이후 총영사관 밖으로 옮겨졌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WP 역시 복수의 터키 당국자를 인용해 사우디에서 15명의 '암살팀(Muder Team)'이 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당국자들은 이러한 결론에 도달한 구체적인 근거에 대해서는 밝히지는 않았다.
이 같은 보도는 터키 이스탄불 검찰이 카쇼그기 실종 사건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힌 이후 나왔다.
앞서 카쇼그기의 터키인 약혼녀 하티제는 그가 지난 2일 혼인신고에 필요한 서류를 받기 위해 사우디 총영사관에 간 이후 연락이 끊겼다고 밝혔다.
이후 카쇼그기의 행방을 두고 터키 대통령실 대변인은 3일 그가 아직 사우디 총영사관 안에 있다고 밝힌 반면, 사우디 정부는 이미 총영사관을 벗어났다고 맞서면서 양국 간 외교 사안으로 비화한 상태였다.
사우디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역시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카쇼그기가 총영사관 도착 직후 그곳을 떠났다고 주장했다.
WP는 카쇼그기의 실종으로 살만 왕세자의 비판 세력 탄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살만 왕세자의 명령으로 사우디 당국이 그동안 국가안보라는 이름 아래 성직자, 기업가, 여권 운동가 등 수백 명을 구속했다는 것이다.
특히 카쇼그기가 더욱 사우디 정권의 위험인물이 된 데는, 그가 사우디 일간 알와탄의 편집국장을 지내는 등 수십 년간 사우디 지배계급과 가까이 지내다 지난해 들어 정권을 비판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카쇼그기는 체포를 피해 작년부터 미국에 머물러왔으며, 워싱턴포스트 기고를 통해 사우디 주도의 예멘 공습이나 살만 왕세자가 단행한 '숙청' 등 정권과 왕실의 강압을 직접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