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3차 핵실험에 따른 인공지진의 규모와 폭발력에 대한 추정치가 계산 방식에 따라 크게 다른 가운데 국내 기관들이 세 차례의 핵실험 모두 지진 규모를 외국보다 작게 잡아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17일 학계에 따르면 기상청 등 국내 기관이 분석한 규모 4.9를 기준으로 지진의 규모와 계산 공식에 따라 폭발력이 최대 5배 가까이 차이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인공지진의 실체파 규모(mb)를 TNT의 양으로 환산하는 공식 가운데 이른바 ‘머피 지진원모델’에 대입하면 16.2kt의 폭발력이 산출된다. 이는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핵폭탄의 위력(16kt)과 맞먹는 것이다.
규모 4.9는 기상청과 지질자원연구원, 유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가 분석한 실체파 규모다. 러시아 국방부와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각각 7 이상, 5.1로 분석했고 독일 연방지질자원연구소(BER)는 5.2로 모두 국내 기관보다 크게 발표했다.
이들 중 가장 큰 규모인 5.2로 계산하면 폭발력은 38kt다. 우리 정부가 폭발력을 축소했다는 논란을 일으킨 독일의 BER이 이 모델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CTBTO 산하 국제감시제도(IMS)의 공식을 적용하면 규모 4.9에서 7.9kt, 규모 5.2일 때는 15.9kt의 추정치가 나온다.
국방부는 3차 핵실험의 폭발력을 6∼7kt으로 추정하면서 IMS 공식을 적용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여기에 지질자원연구원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환산식도 반영했다.
지헌철 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IMS 공식은 일종의 전세계 평균치”라며 “북한은 암반이 단단하고 감쇠효과가 작기 때문에 이보다 낮게 평가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지진의 규모와 사용하는 계산식에 따라 큰 차이가 날 수 있는데도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는 이유는 북한이 핵실험을 할 때마다 우리나라의 관측값이 외국에 비해 낮았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또한 애초 진도 5.0 규모, 10kt의 폭발력을 골자로 한 기상청 발표를 1시간 만에 수정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에서 강행한 핵실험 규모에 대해서 평가하는 방식이나 판단에 따라 차이가 있다”면서 “정부에서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진도 4.9(를 기준으로)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1차 핵실험 때 우리나라는 인공지진 규모를 3.9로 분석해 CTBTO(4.1)나 USGS(4.3)에 비해 낮게 잡았다.
2차 때 역시 USGS가 내놓은 4.7이나 CTBTO의 4.52보다 위력이 작은 4.5로 분석했다.
이번 3차 핵실험의 경우 성공적 핵실험의 기준으로 통하는 폭발력 10kt이 CTBTO공식에서 규모 5.0에 해당해 그 이하로 맞춘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기상청을 비롯한 국내 기관들은 규모 분석에 사용한 관측소와 진앙과 거리가 가깝고 관측망도 조밀하기 때문에 외국이 산출한 지진 규모에 비해 더 정확하다고 주장한다. 실체파 규모와 자연지진에 사용하는 국지규모(Ml)값의 차이도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기관들이 여러 공식에 따라 내놓은 폭발력은 말 그대로 추정치일 뿐 누가 맞고 틀린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오차를 줄이려면 핵실험 당시 주변의 정보를 폭발력 계산에 반영해야 하지만 북한과 이번 3차 핵실험에 대해 공식적으로 알려진 사항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 환산식은 과거 미국이나 소련 등지에서 핵실험으로 발생한 인공지진 사례를 토대로 만든 일종의 경험식이다. 이 때문에 사용한 자료에 따라 편차가 크다. 규모가 1.0 커질 때마다 에너지는 약 32배 증가한다는 일반적인 지진의 규칙과도 다르다.
자연지진은 규모가 0.4 커지면 에너지는 4배 증가한다. 그러나 국내 기관이 분석한 2ㆍ3차 핵실험의 실체파 규모인 4.5와 4.9를 IMS 공식에 각각 대입했을 때 폭발력의 차이는 2.5배 정도로 격차가 줄어든다.
<관련 영문 기사>
Controversy brews over size of N.K. nuke explosion
Controversy is brewing over the size of North Korea’s nuclear capability as varying readings put the yield of its globally condemned nuclear explosion last Tuesday at between 6 kilotons to 40 kilotons.
South Korea’s Korea Meteorological Administration and Institute of Geo-science and Mineral Resources detected artificial seismic activity with a magnitude of 4.9 after the detonation. It said the explosive power was between 6 and 7 kilotons based on a model of the U.N.-affiliated Comprehensive Nuclear Test Ban Treaty Organization.
A kiloton is equivalent to 1,000 tons of TNT.
The figures mean that the blast was more powerful than Pyongyang’s two previous atomic tests in 2006 and 2009, which generated 1 kiloton and 2-6 kilotons, respectively.
But foreign experts offered starkly different assessments.
On Wednesday, Germany’s state-run geological research institute BER estimated the magnitude at 5.2 and the explosive yield at nearly 40 kilotons.
Russia’s defense ministry said the output should be at least 7 kilotons, while the U.S. Geological Survey reported a 5.1-magnitude tremor, which indicates a 10-kiloton explosion.
North Korea called its third test “high standard,” claiming that it used a miniaturized, lightened weapon.
“Unlike previous times, a smaller and lighter nuclear bomb with more explosive power was used to conduct a high-standard nuclear test safely,” the official Korean Central News Agency said after the detonation.
Some scholars and foreign media questioned “political motivations” behind Seoul’s constantly lower gauges than those elsewhere in the all three tests in 2006, 2009 and 2013.
The CTBTO said the first two tests produced 4.1 and 4.52 magnitude seismic events, whereas the USGS announced 4.3 and 4.7, respectively. BER estimated the size of the first two blasts at 2 and 13 kilotons, respectively.
In particular, the South Korean government downgraded its magnitude estimates from the initial 5.1 within the space of an hour, dismissing speculation that North Korea may have used a boosted fission weapon.
Seoul officials claim to have a more accurate number given the geographical advantage and a denser observation network.
“There are disparities in methods for assessing the scale of the nuclear test,” Defense Ministry spokesperson Kim Min-seok said last week. “The government uses KIGAM’s system.”
Others pointed to different calculation methods that can culminate in a wide range of numbers.
Based on an International Monitoring System measure, the same 5.2 magnitude can be translated into outputs as great as 15.9 kilotons, equivalent to the U.S. bomb dropped in Hiroshima in 1945, experts noted.
The KMI stressed the methodological difference such as between body-wave magnitude derived from the amplitude of P-waves and local magnitude commonly known as the Richter scale.
“The IMS formula is sort of a world average,” Chi Heon-cheol, head of Daejeon-based KIGAM’s earthquake research center, was quoted as saying by Yonhap News.
“The actual number should be rated lower because of North Korea’s solid bedrock landscape and small damping effects.”
By Shin Hyon-hee (heeshin@heraldcorp.com)
17일 학계에 따르면 기상청 등 국내 기관이 분석한 규모 4.9를 기준으로 지진의 규모와 계산 공식에 따라 폭발력이 최대 5배 가까이 차이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인공지진의 실체파 규모(mb)를 TNT의 양으로 환산하는 공식 가운데 이른바 ‘머피 지진원모델’에 대입하면 16.2kt의 폭발력이 산출된다. 이는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핵폭탄의 위력(16kt)과 맞먹는 것이다.
규모 4.9는 기상청과 지질자원연구원, 유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가 분석한 실체파 규모다. 러시아 국방부와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각각 7 이상, 5.1로 분석했고 독일 연방지질자원연구소(BER)는 5.2로 모두 국내 기관보다 크게 발표했다.
이들 중 가장 큰 규모인 5.2로 계산하면 폭발력은 38kt다. 우리 정부가 폭발력을 축소했다는 논란을 일으킨 독일의 BER이 이 모델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CTBTO 산하 국제감시제도(IMS)의 공식을 적용하면 규모 4.9에서 7.9kt, 규모 5.2일 때는 15.9kt의 추정치가 나온다.
국방부는 3차 핵실험의 폭발력을 6∼7kt으로 추정하면서 IMS 공식을 적용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여기에 지질자원연구원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환산식도 반영했다.
지헌철 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IMS 공식은 일종의 전세계 평균치”라며 “북한은 암반이 단단하고 감쇠효과가 작기 때문에 이보다 낮게 평가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지진의 규모와 사용하는 계산식에 따라 큰 차이가 날 수 있는데도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는 이유는 북한이 핵실험을 할 때마다 우리나라의 관측값이 외국에 비해 낮았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또한 애초 진도 5.0 규모, 10kt의 폭발력을 골자로 한 기상청 발표를 1시간 만에 수정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에서 강행한 핵실험 규모에 대해서 평가하는 방식이나 판단에 따라 차이가 있다”면서 “정부에서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진도 4.9(를 기준으로)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1차 핵실험 때 우리나라는 인공지진 규모를 3.9로 분석해 CTBTO(4.1)나 USGS(4.3)에 비해 낮게 잡았다.
2차 때 역시 USGS가 내놓은 4.7이나 CTBTO의 4.52보다 위력이 작은 4.5로 분석했다.
이번 3차 핵실험의 경우 성공적 핵실험의 기준으로 통하는 폭발력 10kt이 CTBTO공식에서 규모 5.0에 해당해 그 이하로 맞춘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기상청을 비롯한 국내 기관들은 규모 분석에 사용한 관측소와 진앙과 거리가 가깝고 관측망도 조밀하기 때문에 외국이 산출한 지진 규모에 비해 더 정확하다고 주장한다. 실체파 규모와 자연지진에 사용하는 국지규모(Ml)값의 차이도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기관들이 여러 공식에 따라 내놓은 폭발력은 말 그대로 추정치일 뿐 누가 맞고 틀린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오차를 줄이려면 핵실험 당시 주변의 정보를 폭발력 계산에 반영해야 하지만 북한과 이번 3차 핵실험에 대해 공식적으로 알려진 사항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 환산식은 과거 미국이나 소련 등지에서 핵실험으로 발생한 인공지진 사례를 토대로 만든 일종의 경험식이다. 이 때문에 사용한 자료에 따라 편차가 크다. 규모가 1.0 커질 때마다 에너지는 약 32배 증가한다는 일반적인 지진의 규칙과도 다르다.
자연지진은 규모가 0.4 커지면 에너지는 4배 증가한다. 그러나 국내 기관이 분석한 2ㆍ3차 핵실험의 실체파 규모인 4.5와 4.9를 IMS 공식에 각각 대입했을 때 폭발력의 차이는 2.5배 정도로 격차가 줄어든다.
<관련 영문 기사>
Controversy brews over size of N.K. nuke explosion
Controversy is brewing over the size of North Korea’s nuclear capability as varying readings put the yield of its globally condemned nuclear explosion last Tuesday at between 6 kilotons to 40 kilotons.
South Korea’s Korea Meteorological Administration and Institute of Geo-science and Mineral Resources detected artificial seismic activity with a magnitude of 4.9 after the detonation. It said the explosive power was between 6 and 7 kilotons based on a model of the U.N.-affiliated Comprehensive Nuclear Test Ban Treaty Organization.
A kiloton is equivalent to 1,000 tons of TNT.
The figures mean that the blast was more powerful than Pyongyang’s two previous atomic tests in 2006 and 2009, which generated 1 kiloton and 2-6 kilotons, respectively.
But foreign experts offered starkly different assessments.
On Wednesday, Germany’s state-run geological research institute BER estimated the magnitude at 5.2 and the explosive yield at nearly 40 kilotons.
Russia’s defense ministry said the output should be at least 7 kilotons, while the U.S. Geological Survey reported a 5.1-magnitude tremor, which indicates a 10-kiloton explosion.
North Korea called its third test “high standard,” claiming that it used a miniaturized, lightened weapon.
“Unlike previous times, a smaller and lighter nuclear bomb with more explosive power was used to conduct a high-standard nuclear test safely,” the official Korean Central News Agency said after the detonation.
Some scholars and foreign media questioned “political motivations” behind Seoul’s constantly lower gauges than those elsewhere in the all three tests in 2006, 2009 and 2013.
The CTBTO said the first two tests produced 4.1 and 4.52 magnitude seismic events, whereas the USGS announced 4.3 and 4.7, respectively. BER estimated the size of the first two blasts at 2 and 13 kilotons, respectively.
In particular, the South Korean government downgraded its magnitude estimates from the initial 5.1 within the space of an hour, dismissing speculation that North Korea may have used a boosted fission weapon.
Seoul officials claim to have a more accurate number given the geographical advantage and a denser observation network.
“There are disparities in methods for assessing the scale of the nuclear test,” Defense Ministry spokesperson Kim Min-seok said last week. “The government uses KIGAM’s system.”
Others pointed to different calculation methods that can culminate in a wide range of numbers.
Based on an International Monitoring System measure, the same 5.2 magnitude can be translated into outputs as great as 15.9 kilotons, equivalent to the U.S. bomb dropped in Hiroshima in 1945, experts noted.
The KMI stressed the methodological difference such as between body-wave magnitude derived from the amplitude of P-waves and local magnitude commonly known as the Richter scale.
“The IMS formula is sort of a world average,” Chi Heon-cheol, head of Daejeon-based KIGAM’s earthquake research center, was quoted as saying by Yonhap News.
“The actual number should be rated lower because of North Korea’s solid bedrock landscape and small damping effects.”
By Shin Hyon-hee (heeshi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