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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쌤

“경찰이 국정원 사건 축소 은폐하라고 지시”

By 윤민식

Published : April 19, 2013 -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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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 직원의 대선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수사 초기 경찰 상부에서 수사 축소와 은폐를 지시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19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국정원 사건의 수사과정에 대해 잘 아는 경찰 A씨가 “작년 12월 민주통합당이 서울 수서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한 이후 수사 내내 서울경찰청에서 지속적으로 부당한 개입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서울경찰청이 사건을 검찰에 18일 검찰에 넘긴 가운데 경찰 윗선이 부당하게 수사에 개입했다는 정황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에 따른 후폭풍이 클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수서경찰서는 작년 12월 13일 대선개입의혹을 받고 있는 국정원 직원 김모 씨 (29)의 컴퓨터 2대(노트북, PC)를 서울경찰청 디지털증거분석팀에 분석해 달라고 의뢰했는데, 서울경찰청은 “이러면 신속한 수사가 어렵다”며 키워드의 수를 줄여서 다시 건네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결국 분석 의뢰된 키워드는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등 단어 4개로 축소됐고 서울청은 분석에 들어간 지 사흘도 지나지 않아 “댓글 흔적이 없다”는 분석결과를 내놨다.

경찰이 기습적으로 분석결과를 발표한 것은 대선을 사흘 앞둔 16일 밤, 심지어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문재인 대선 후보간의 TV토론이 이뤄진 직후여서 이를 두고 ‘경찰이 대선에 영향력을 주려고 한다’는 음모론이 떠돌기도 했다.

A씨는 경찰의 분석결과 발표에 대해 “애초 제출하려 했던 78개 키워드로는 그렇게 빨리 중간수사결과가 나올 수 없었다”며 “수서경찰서 실무팀은 그제야 속았다는 느낌에 망연자실했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서울경찰청은 증거물품인 김씨의 컴퓨터 2대도 수서경찰서 수사팀의 강한 항의를 받고서야 뒤늦게 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의혹에 대해 당시 김씨의 컴퓨터 분석을 책임졌던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자리를 옮긴지 오래됐다”며 사실 확인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에도 A씨는 경찰 상부에서 김씨의 불법 선거운동 혐의를 떠올리게 하는 용어를 언급하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서울 수서 경찰서는 18일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김씨와 다른 국정원 직원 이모(39)씨, 일반인 이모(39)씨에 대해 국가정보원법 위반 (정치 참여) 혐의로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번 수사결과에 대해 불만을 표하며 “국정원 불법선거운동수사에서 보여준 경찰의 무능력함과 정치적 편향성을 규탄하며, 중대한 국기문란 사건에 대해서 정권눈치보기로 일관한 경찰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한편 새누리당은 사건 당시 국정원 직원의 오피스텔에서 해당 직원과 민주당 관계자들이 대치한 것을 두고 “야당의 불법감금, 인원유린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를 해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면서 “만약에 경찰, 검찰에서 야당의 눈치만 보고 옳은, 바른 조사를 하지 않는다면 새누리당에서도 좌시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당시 국정원 직원은 감금됐던 것이 아니라 불법선거운동 현장인 오피스텔의 문을 잠그고 증거인멸을 시도했던 것”이라며 당시 민주당 관계자들은 경찰과 함께 범법자의 도주를 막으려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코리아헤럴드)



<관련 영문 기사>


‘Police attempted to whitewash probe into NIS agent’


By Choi He-suk


High-level police officials reportedly attempted to whitewash an investigation last year into an intelligence agent accused of interfering in the presidential election.

On Thursday, Seoul’s Suseo Police Station announced the result of its 128-day probe into the case, referring two National Intelligence Agency officials and a civilian to the prosecution, recommending indictments.

According to a Yonhap News report Friday, a police officer familiar with the investigation revealed the Seoul Metropolitan Police Agency interfered with the local police’s initial investigation into one of the agents in December after the opposition Democratic United Party filed the complaint.

According to the officer, the Seoul police reduced the number of key words used to track the NIS agent’s online activities to four from the 78 Suseo station requested, and announced less than three days later that no evidence of wrongdoing was found.

In addition, the Seoul police agency is reported to have asked for the NIS agents permission in analyzing various files found on her computer.

“Results could not have been produced that quickly using the 78 key words (Suseo station) submitted for analysis. Suseo station’s team was stupefied by the feeling of having been duped,” said the police officer.

In the run up to the Dec. 19 election, the NIS agent identified by her surname Kim was accused of posting online comments on politically sensitive issues in an attempt to influence public opinion.

Additional investigations have unearthed evidence that another agent and a civilian were involved, and the police have now transferred the case to the public prosecutors’ office, which plans to set up a special investigation team to look further into the case.

On Thursday, the police said the two NIS officials had violated a law on the agency, but not the Public Official Election Act.

The results of the investigation riled the DUP.

“The DUP denounces the police for its incompetence and political bias, and will make the police answer for investigating a case that seriously damaged the basis of a nation,” DUP spokesperson Rep. Kim Hyun said Friday.

For its part, the ruling Saenuri Party called for the public prosecutors to thoroughly investigate alleged wrongdoings of the DUP, referring to the extended stand-off between DUP officials and the NIS agent at her home on Dec. 11.

“If the police, public prosecutors do not conduct proper investigations in consideration of the opposition party, the Saenuri Party will not stand idly by,” Saenuri Party floor spokesman Rep. Lee Cheol-woo said.

(cheesu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