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오후 이라크 북부 니네베 주(州) 모술 부근 티그리스강에서 유람선이 침몰, 적어도 90명 이상이 숨졌다.
현지 언론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침몰한 배는 페르시아력(曆)의 새해 첫날인 '노루즈' 명절을 즐기려는 관광객을 태우고 티그리스강변과 강 가운데 섬에 조성된 유원지를 왕복 운항하고 있었다.
현지 언론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침몰한 배는 페르시아력(曆)의 새해 첫날인 '노루즈' 명절을 즐기려는 관광객을 태우고 티그리스강변과 강 가운데 섬에 조성된 유원지를 왕복 운항하고 있었다.
AP통신은 익명의 이라크 내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날 사고로 94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신화 통신은 시신 93구를 수습했으며, 어린이 19명을 포함해 55명이 구조됐다고 전했다.
신화에 따르면 사드 만 이라크 내무부 대변인은 보도자료를 통해 "모술 유람선 침몰 사고로 93명이 숨졌으며, 희생자를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수색 작업은 며칠간 계속될 예정이며 실종자 수색이 계속될수록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한 목격자는 로이터통신에 "유람선이 좌우로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전복됐고 승객들이 비명을 질렀다"며 "어린이와 여성들이 살려달라고 손을 휘저었지만 구조하려고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들은 유람선의 정원은 정원이 50명 정도지만 노루즈를 맞아 관광객이 몰리자 약 200명을 태웠고, 구명조끼나 구명정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탓에 인명피해가 컸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다른 유람선에 타고 있던 사우디 아지즈라는 쿠르드족 청년은 "사고가 난 배에는 150명 이상이 타고 있었다"고 전했다.
설상가상으로 이라크 북부가 현재 우기인 데다 올해 강수량이 예년보다 많아 수심이 깊고 물살이 빨라 강변까지 거리가 멀지 않았지만 배에서 탈출한 승객이 뭍까지 헤엄치기 어려웠다.
이라크 보건부는 사망자 가운데 여성이 52명, 어린이가 19명으로 파악됐다면서 이들이 수영하지 못해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니네베 주 보건부 국장은 "법의학 부서와 모술의 병원에 도착한 희생자 수가 60명 이상이며, 대부분은 여성과 어린이"라고 말했다.
새해 명절을 맞은 유원지에서 사고가 난 만큼 사망자 가운데는 일가족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라크 대통령과 총리는 구조 작업에 군을 동원하는 한편 24시간 안으로 사고 원인과 책임자를 가려내라고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압델 압둘-마흐디 이라크 총리는 이날 오후 사고 현장에 도착해 사흘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이라크 국영방송은 유람선 운항 담당 직원 9명을 체포했으며, 유람선과 유원지의 소유주에 대해 체포영장이 발부됐다고 보도했다.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은 조이 후드 대리대사 명의로 "모술 인근 티그리스강 유람선 사고로 목숨을 잃은 분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조의를 밝혔다.
노루즈는 조로아스터교 전통이 남은 이란,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중앙아시아와 아프가니스탄 일부에서 쇠는 새해 명절이다. 중동 대부분 지역에서 이날은 '어머니의 날'이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