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빈 국립오페라극장의 발레 아카데미에서 학생들이 오랜 기간 육체적, 정신적으로 학대받고 일부에서는 성폭행까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오스트리아 주간지 팔터는 10일(현지시간) 학생들에게 교육을 명목으로 '19세기적'인 신체 학대가 있었다고 보도하면서 학생의 피 흘리는 발 모습을 찍은 사진 등을 함께 실었다.
1771년 설립돼 현재 10∼18세 학생 110명이 재학 중인 이 발레 아카데미는 유럽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손꼽는 발레 교육기관이다.
팔터지는 폭력·학대 혐의와 관련해 아동 보호를 담당하는 검찰이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프랑스 출신인 도미니크 메이에르 빈 국립오페라극장장은 오스트리아 공영방송 ORF 인터뷰에서 "이 학교에서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명백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대 혐의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교사가 1월에 해고됐다고 밝혔다.
팔터지는 이 교사가 러시아 출신이며 학생들에게 가학적인 방법으로 발레를 가르쳤다고 전했다.
전직 발레리나인 가브리엘레 하스링어는 팔터 인터뷰에서 문제의 교사가 옛 소련식으로 학생들을 가르쳤다고 말했다.
피를 흘릴 때까지 할퀴거나 머리카락을 잡아끌고 육체적으로 모욕감을 주는 등 가학적인 훈력 방식 때문에 일부 학생들은 거식증에 걸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학생은 다른 교사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고, 이 교사는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정직 처분을 받았다.
빈 국립오페라극장 측은 홈페이지에 학생들의 육체적, 정서적 안정을 위해 관심을 기울이고 적극적인 교육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